2·2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20여일 지나면서 역효과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번 대책의 주요타깃이었던 수원과 용인의 오름세는 주춤해졌지만,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 정부에서 조만간 20번째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총선이 다가오면서 결과에 따라 부동산 대책의 방향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책이 사실상 수원만 겨냥한 '핀셋 규제'였고, '풍선효과'가 전국으로 확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보안하기 위한 대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이상 현상'은 감지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8일 기준 2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총 2만4633건을 기록했다. 월별 기준으로는 2015년 3월(2만5272건) 이후 최대 규모다. 실거래 신고기한이 남아 있어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풍선효과를 주도한 수원·성남 등의 거래는 소폭 줄었으나 비규제지역인 △군포(1월 604건→2월 1238건) △안산(952건→1252건) △오산(444건→802건) 등에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2·20 대책이 '2차 풍선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지방에서는 대전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조정대상지역 후보로 거론됐지만 2·20 대책에서 제외된 대전은 상승률이 0.53%에서 0.75%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정부가 또다시 핀셋 규제에 나선다면 대전 지역과 최근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수도권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다만 총선 결과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총선 결과가 민심으로 해석되는 만큼 정부가 총선 결과를 반영해 부동산 정책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도 변수다. 경기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금융규제와 세금부담을 강화했다가 자칫 부동산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규제를 전국구로 확산해 과열된 집값을 누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부 대책이 나오면 잠시 진정되다가 다시 튀어오르는 분위기인 데다가 총선이 지역별 개발 등 공약과 맞물리면 집값 상승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종합대책을 통해 금융규제와 세금부담을 강화했기 때문에 세금 대출 등을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종합대책보다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규제지역을 광범위하게 설정하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