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이미 반포주공 1단지 1·2·4 주구 시공권을 획득한 데 이어 이번에 3주구까지 손에 넣어 일대를 ‘디에이치 타운’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날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재선정 입찰 현장 설명회에 참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4일 선납금 10억원을 냈고, 오는 4월 10일 입찰 마감일까지 190억원을 납부하면 최종 입찰을 확정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시내 정비사업장에 연이어 도전장을 냈지만, 시공권을 단 한 개도 획득하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시내 대형 재개발 사업지 중 하나로 꼽히는 은평구 갈현1구역의 시공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조합은 현대건설의 입찰 제안서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대의원회를 열어 입찰 무효를 결정했다. 갈현1구역은 수의계약을 통한 롯데건설의 시공사 선정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달에는 또 다른 서울 강북권 최대 정비사업장이자 올해 마수걸이 수주전이 펼쳐진 한남하이츠 재건축 사업장에서 GS건설과 맞붙었다. 한남하이츠는 한강 변에 자리 잡은 성동구 옥수동에 위치한 만큼 향후 한강변 재건축 사업 성패여부에 큰 영향을 끼치는 단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시공사 선정 조합원 투표에서 참석 조합원 510명(총 557명의 91.6%) 중 228명으로부터 표를 얻는데 그쳐 281표를 받은 GS건설에 시공권을 내줬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은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앞서 조합은 시공사로 HDC현대산업개발을 선정했지만, 공사비 등에서 갈등을 겪은 끝에 시공사자격을 박탈하고 재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이 단지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롯데건설 등 6개 사가 입찰에 나서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수주전에서 연달아 맞붙은 GS건설과 지난달 신반포15차 수주전을 통해 3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전에 등장한 삼성물산 등 경쟁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이미 지난 2017년 같은 단지 1·2·4 주구의 시공권을 획득한 경험을 살려 3주구 시공권까지 가져오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를 통해 구반포 일대를 현대건설의 고급 주거브랜드인 ‘디에이치’ 타운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사실상 마지막 남은 강남권 최대 정비사업장으로 평가받는 곳이다”며 “현대건설이 이미 GS건설을 꺾고 1·2·4 주구 시공권을 획득한 경험도 있고 브랜드 이미지도 좋아 추가 시공권 획득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