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청산거래소에 따르면 팡정그룹은 지난 21일까지 만기였던 20억 위안(약 3400억원) 채권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이 발생했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재무난에 끊임없이 시달려 온 팡정그룹의 디폴트를 시장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해당 채권은 원래 지난해 12월 1일이 상환 만기일이었다. 하지만 팡정그룹이 상환일을 두달 넘게 미루고, 또 미루며 원리금을 상환하려 애썼으나 결국 실패한 것이다.
다만 팡정그룹은 파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팡정그룹의 채권자인 베이징은행에서 앞서 베이징 제1중급법원에 팡정그룹의 중정(重整, 우리나라 기업회생절차에 해당)을 신청하면서다. 베이징은행은 팡정그룹이 비록 채무를 갚을 능력은 안 되지만 회생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팡정그룹은 중국 명문 베이징대가 1986년에 세운 국유기업이다. 베이징대는 산하 베이다자산운용을 통해 팡정그룹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팡정그룹은 정보통신(IT), 의료제약, 부동산, 금융, 무역 등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산하에 팡정증권, 팡정홀딩스, 팡정과기, 베이다자원, 베이다의약, 중국가오커 등 6개 상장사도 거느리고 있다.
팡정그룹의 지난해 3분기말 총자산은 3600억 위안(약 62조원), 부채 총액은 3000억 위안이다. 자산 대비 부채율은 약 83%로 비교적 높다. 지난 2017년부터 3년째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액은 2017년 6억6300만 위안에서 지난해 1~3분기 31억9000만 위안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