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달 초부터 지난 14일까지 모두 582건의 와이어링하니스 수입 건을 '신속통관' 처리했다. 현대·기아차 공장이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중국산 와이어링하니스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가동을 멈춘 데 따른 조치다. 와이어링하니스는 배선뭉치를 연결해 엮은 부품으로 자동차에 전원을 공급하거나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관세청은 1813t, 3323만 달러어치의 와이어링하니스를 수입통관사무처리고시 제33조 제1항(긴급통관조치)에 따라 통상적 검사 등을 건너뛰고 최우선으로 국내에 반입했다.
구체적 사례로는 현대차 와이어링하니스를 공급하는 대구 소재 A업체의 중국 제조 공장이 코로나 19로 생산을 멈추자, 필리핀 현지법인 생산을 늘려 긴급 물량을 들여오겠다며 관세청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A업체가 요청한 긴급 조달물품 145톤(24건)을 신속통관시켰다.
이 밖에도 관세청은 이달 초부터 지난 9일까지 코로나19 피해기업이 수입한 전기전자부품, 마스크 제조 원·부자재 등 2712t, 4705만달러어치(842건) 물품을 긴급 수입통관 방식으로 처리했다.
부품업체들의 대응과 관세청의 지원으로 현대차 울산 2공장 등 셧다운 된 생산시설 중 일부는 지난 11일부터 가동을 재개했다. 다만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중국 내 공장 재가동을 위해 현지에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보내는 수출 건도 통관 지원을 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보건용 마스크 193만8305개(수출 187건), 손소독제 9만184개(12건)가 이런 방식의 신속 통관을 통해 수출됐다.
대표적 사례가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C코퍼레이션의 경우다. 이 업체는 중국 현지 8개 공장에서 와이어링하니스를 생산, 국내 자동차 생산업체에 납품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퍼지자 현지 작업자들이 마스크를 주지 않으면 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일손을 놓았다.
지난 6일 국내 본사는 중국 공장에 보낼 보건용 마스크 1만2000장을 구해 수출 신고를 했다. 관세청은 이를 코로나19 피해건으로 판단해 추가 서류심사와 검사를 생략하고 곧바로 수출 통관을 승인했다. 마스크가 현지에 도착하자 중국 공장이 재가동됐고, 와이어링하니스를 기다리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숨통이 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