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VR·AR '판' 키우는 이유

2020-02-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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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VR·AR 광고 활성화로 모바일 광고비 3조원 돌파… 제일기획, 올해 두 자릿수 성장률 전망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과 같은 5G(5세대 이동통신) 실감형 콘텐츠 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다.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가 전통 광고시장인 방송과 인쇄를 합친 시장 규모를 올해 처음으로 넘어설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실감형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게임과 의료, 교육 분야에 VR 콘텐츠를 내놓고 KT는 8K VR 콘텐츠를 선보인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함께 VR·AR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제일기획이 13일 발표한 국내 총광고비 결산·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광고 시장은 2018년 대비 15% 성장해 처음으로 5조625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2%까지 늘었다. 특히 모바일 광고비는 가장 높은 성장률인 17.2%를 보이며 3조2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단일 매체가 3조원을 돌파한 것은 1977년부터 총광고비를 집계한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제일기획은 모바일 광고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 간 배경에 5G 상용화로 빠른 시간에 고품질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면서 동영상과 VR·AR에 접목한 광고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는 5G 활성화로 정보통신기술이 활용된 디지털 광고 상품의 활발한 출시가 예상돼 디지털 광고 시장의 비중이 44.5%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광고의 비중은 전통 광고 시장인 방송(29.7%)과 인쇄 시장(13.1%)을 합친 것보다 높다.

이통3사가 당장의 수익성만 보고 실감형 콘텐츠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VR·AR 콘텐츠에 담긴 영상은 풀HD(FHD)와 비교해 몇 배에 달하는 데이터를 소모하는데, 초고속과 초저지연을 기반으로 한 5G 환경에서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VR과 AR은 5G 가입자가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넥슨의 인기 캐릭터 다오와 배찌 등이 등장하는 VR 게임 '크레이지월드VR'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한 공간에서 약 50명이 실시간으로 사격, 양궁, 테니스 볼링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오큘러스의 HMD(머리 착용 디스플레이) 기기 '오큘러스 고'를 착용하고 게임을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교육과 의료 분야에도 VR을 적용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직장인을 위한 명상용 VR 영상 '마인드풀니스'를,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 스타트업 마블러스와 VR 기반 어학시뮬레이션 콘텐츠 '스피킷'을 선보였다.

KT는 개인형 VR 서비스인 '슈퍼 VR'을 통해 8K VR 콘텐츠를 선보인다. 8K VR 콘텐츠는 1분에 약 1GB에 달하는 데이터를 전송한다. KT는 영상을 수백개 조각으로 분할해 이용자의 시야각에 맞춰 필요한 조각만 보내는 방식으로 데이터 소모량을 6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KT는 경복궁, 태권도 등 한국 대표 문화재와 K팝을 소재로 다양한 8K VR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아동도서 전문출판 기업 예림당과 손잡고 초등학생 학습만화 '와이?'(Why?)를 3D VR콘텐츠로 제공한다. AR 콘텐츠는 구글과 협력해 제작과 글로벌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실감형 콘텐츠 개발에 2조6000억원 규모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디지털 광고 시장은 첨단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광고 상품의 출시가 예상된다"며 "올해도 국내 광고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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