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드디어 나타난 習 "부족했다" 자인…리원량도 에둘러 언급

2020-02-11 09:28
  • 글자크기 설정

전염병 창궐 후 첫 현장 시찰 나서

채소값 물으며 악화된 민심 다잡기

부족한 부분 수없이 드러나 지적도

감염돼 사망한 의료진 숭고함 칭찬

지난 10일 베이징 차오양구 안화리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두문불출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사회적 불만 고조에 못 이겨 나온 그는 전염병 예방·통제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자인했다.
또 신종 코로나의 위험성을 경고하다 숨진 의사 리원량(李文亮)에 대한 추모 열기와 분노를 의식한 듯 밤낮으로 헌신하는 의료진을 최대한 배려하고 애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흐트러진 민심 다잡기 안간힘

1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오후 베이징 차오양구 안화리 인근을 현장 시찰하며 신종 코로나 통제 상황을 확인했다. 차오양구는 베이징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이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과 마주친 시 주석은 "요즘 채소 가격이 어떠냐"고 묻고 "안정적"이라는 답이 돌아오자 만족한 듯 웃으며 "비상 시기인 만큼 악수는 할 수 없다"는 등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나이가 많은 주민들에게는 "건강을 잘 챙기라"고 덕담을 하고 "이번 전염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대중 앞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신종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처음이다.

확진자가 4만2000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세가 이어지는데도 여전히 두문불출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더이상 못 버티고 현장을 찾은 것이다.

시 주석은 "(아파트 단지 등) 지역사회는 전염병 예방·통제의 최전선"이라며 "당의 기층 조직이 앞에서 이끌고 당원이 모범을 보이며 주민들을 독려해 인민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독려했다.

이어 베이징 디탄병원을 방문한 시 주석은 의료진 및 환자와 화상통화를 하며 위로했다.

그는 "우한이 이기면 후베이가 이기고, 후베이가 이기면 전국이 이긴다"며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후베이성에 모든 인력과 자원, 역량을 투입하라고 독려했다.

차오양구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는 "이번 전염병으로 전국 각급의 응급처치 능력이 큰 시험에 들었다"며 "양호한 정신 상태와 제도적 장점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부족한 부분도 수없이 폭로됐다"고 질타했다.

초기 대처와 추가 방역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한 셈이다.

다만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중앙지도조 조장인 쑨춘란(孫春蘭) 국무원 부총리와 장차오량(蔣超良) 후베이성 서기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 받았다"며 '시진핑 책임론'을 회피하려는 듯한 보도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0일 베이징 디탄병원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둘째)이 의료진과 화상통화를 하며 위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의료진 모범사례 발굴·선전 지시

이날 시 주석은 "밤낮으로 이어지는 분전에 지친 의료진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내야 한다"며 "어떤 의료진은 불행하게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심지어 목숨을 바치며 숭고한 정신을 드러냈다"고 언급했다.

신종 코로나 창궐을 경고했지만 유언비어 유포죄로 경찰의 처벌을 받은 뒤 결국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리원량에 대한 전국적인 추모 열기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 중국에서는 대학 교수 등 지식인까지 나서 시진핑 체제의 언론 탄압을 비판하는 등 사회적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시 주석은 "각급 당위원회와 정부는 우수한 모범 사례와 선진적인 발자취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의료진이 생활·안전 등 측면에서 겪는 실질적인 곤란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당과 지방정부 간부들을 향해서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 상을 주겠지만 착실하지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며 책임을 전가하고 입씨름만 할 경우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경고했다.

관료주의와 무사안일주의가 사태를 키웠다는 일반 대중의 비난에 대한 화답이다.

시 주석은 "대중을 일으키고 대중에 의하며 한마음 한뜻으로 일치단결해 전염병 예방·통제라는 인민 전쟁에서 단호히 승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