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루아침에 동물과 대화 능력이 생긴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영화 '미스터 주')와 대한민국을 독재 정치로 장악한 대통령(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동일 인물이라니! 배우 이성민(52)은 의도치 않게 동시기 두 작품으로 관객과 만났지만, 극과 극 장르·캐릭터로 관객들의 마음을 홀리고 있다.
최근 이성민은 영화 '미스터 주'(감독 김태윤)와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개봉을 기념해 아주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같은 날 개봉한 두 작품에 관한 애정과 미안함이 가득해 보였다.
"지난해 '공작' '목격자'도 비슷한 시기 개봉했죠. 한 주차 간격을 두고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미스터 주' '남산의 부장들'은 같은 날 개봉하게 됐네요. 한 날 주연작 두 편이 개봉하는 건 거의 없죠. 드문 일이에요. 거기에 비슷한 시기에 드라마 '머니게임'까지 방송하니….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그의 말대로다. 2020년 1월은 그야말로 '이성민의 해'였다. 영화 '미스터 주'와 '남산의 부장들'이 같은 날 개봉했고 그즈음 tvN 드라마 '머니게임'도 첫선을 보였다. 이성민은 "관객에게 미안하다"면서도 다른 이미지로 관객의 피로를 덜어주고자 노력했다.
"관객들에게 미안하죠. 많이 남발하는 거 같아서요. 어떻게 이렇게 공교로운 일이…. 어차피 3번 나눠 맞을 매, 한꺼번에 맞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영화 '미스터 주'는 강아지를 비롯해 말·앵무새·멧돼지 등이 출연하며 주 이야기를 이끌었다. 이에 동물과 연기 호흡은 물론 초록색 타이즈를 입은 배우들과 동작을 맞추며 머릿속으로 CG를 그려야 했다.
"제가 강아지를 무서워한다는 건 이제 많은 분이 아실 텐데…하하하. 그런데도 '미스터 주'를 선택한 건 제가 처음으로 도전해볼 만한 작품이기 때문이었어요. 익숙한 이야기지만 기술적으로는 해 본 적이 없는 장르죠. '이런 연기를 또 해 볼 수 있을까?' 생각했고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동물과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건 베테랑 배우에게도 고역이었다. 낯설고 긴장되는 일이었고 이성민의 감정보다 동물들의 컨디션이 촬영을 좌우했다.
"그래도 '로봇 소리'를 경험해본 덕인지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었어요. CG 같은 경우 실체가 없는 존재와 연기하는 게 어려운 점이 많거든요. '로봇 소리'로 도움을 많이 받았죠. 강아지 알리와 협업은 전적으로 그분(강아지)의 컨디션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죠. 게다가 제가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바람에…그래도 어느 순간부터는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헤어질 땐 아쉽더군요."
'미스터 주'는 사실상 태주와 알리의 버디 무비다. 그만큼 이성민과 강아지 알리의 호흡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처음에는 알리를 쓰다듬으면 바로 물티슈로 손을 닦곤 했어요.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원반던지기도 하면서 점점 가까워졌어요. 혀 닿는 느낌이 싫더니 나중에는 괜찮아지더라고요. 헤어질 땐 아쉬운 마음마저 들었는데 (알리) 훈련 소장님께서 '알리가 이성민씨를 무서워한다'고 하더라고요. 연기하는 동안 제가 내내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냈기 때문이래요. 섭섭하기도 했지만…그래도 분명 우린 가까워졌어요. 휴식을 취하는 알리가 저를 불편하지 않게 받아주기도 했거든요."
'미스터 주'뿐만이 아니다. '남산의 부장들' 박통 역도 마찬가지. 다들 알다시피 박통 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그는 연기만큼이나 외적인 디테일도 많이 신경 썼다며 "연기로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마약왕' 촬영 당시, 우민호 감독이 '박통 역을 해달라'며 연락이 왔더라고요. 그 역할을 언제 또 해보겠나 싶어서 '마약왕' 끝나고 바로 촬영을 돌입했어요. (캐릭터에 관해) 생각할 겨를도 없었지만, 그간 박통을 연기한 분들이 워낙 싱크로율이 훌륭했기 때문에 저도 잘 해내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이 있었죠. 교정, 귀 등으로 외적 싱크로율을 맞추기로 했고 걸음걸이나 제스처 등은 자료를 통해 익혔어요."
박통의 외적 싱크로율은 놀라울 정도였다. 우민호 감독은 물론 이성민도 만족하는 부분이라고.
"우 감독님은 먼저 해달라고 제안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대신 미끼를 던지면 배우들이 무는 식이죠. 하하하."
이성민은 실존 인물을 염두에 두고 목소리나 걸음걸이, 제스처 등까지 완벽하게 따라 하는 연기는 처음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미스터 주'와 마찬가지로 '남산의 부장들' 역시 이성민에겐 도전이었던 셈이다.
"가끔 (박정희 대통령과) 맞아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때 희열을 느끼곤 했죠. 김규평(이병헌 분)을 두고 곽상천(이희준 분)과 헬기를 타러 가는 모습은 제가 봐도 닮았더라고요. 계산한 대로 비슷하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어요."
로봇을 비롯해 각종 동물, 초록색 타이즈를 입은 배우(영화 '미스터 주')와 연기 호흡을 맞추고, 실존 인물과 싱크로율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자료화면을 몇백번씩 돌려보는 등의 일을 거치며 이성민은 연기에 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젠 뭘 하든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로봇 소리'가 '미스터 주'의 발판이 되어줬듯이 '미스터 주' '남산의 부장'도 저의 다음 작품에 도움이 되겠죠."
최근 이성민은 영화 '미스터 주'(감독 김태윤)와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개봉을 기념해 아주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같은 날 개봉한 두 작품에 관한 애정과 미안함이 가득해 보였다.
"지난해 '공작' '목격자'도 비슷한 시기 개봉했죠. 한 주차 간격을 두고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미스터 주' '남산의 부장들'은 같은 날 개봉하게 됐네요. 한 날 주연작 두 편이 개봉하는 건 거의 없죠. 드문 일이에요. 거기에 비슷한 시기에 드라마 '머니게임'까지 방송하니….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관객들에게 미안하죠. 많이 남발하는 거 같아서요. 어떻게 이렇게 공교로운 일이…. 어차피 3번 나눠 맞을 매, 한꺼번에 맞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영화 '미스터 주'는 강아지를 비롯해 말·앵무새·멧돼지 등이 출연하며 주 이야기를 이끌었다. 이에 동물과 연기 호흡은 물론 초록색 타이즈를 입은 배우들과 동작을 맞추며 머릿속으로 CG를 그려야 했다.
"제가 강아지를 무서워한다는 건 이제 많은 분이 아실 텐데…하하하. 그런데도 '미스터 주'를 선택한 건 제가 처음으로 도전해볼 만한 작품이기 때문이었어요. 익숙한 이야기지만 기술적으로는 해 본 적이 없는 장르죠. '이런 연기를 또 해 볼 수 있을까?' 생각했고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동물과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건 베테랑 배우에게도 고역이었다. 낯설고 긴장되는 일이었고 이성민의 감정보다 동물들의 컨디션이 촬영을 좌우했다.
"그래도 '로봇 소리'를 경험해본 덕인지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었어요. CG 같은 경우 실체가 없는 존재와 연기하는 게 어려운 점이 많거든요. '로봇 소리'로 도움을 많이 받았죠. 강아지 알리와 협업은 전적으로 그분(강아지)의 컨디션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죠. 게다가 제가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바람에…그래도 어느 순간부터는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헤어질 땐 아쉽더군요."
'미스터 주'는 사실상 태주와 알리의 버디 무비다. 그만큼 이성민과 강아지 알리의 호흡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처음에는 알리를 쓰다듬으면 바로 물티슈로 손을 닦곤 했어요.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원반던지기도 하면서 점점 가까워졌어요. 혀 닿는 느낌이 싫더니 나중에는 괜찮아지더라고요. 헤어질 땐 아쉬운 마음마저 들었는데 (알리) 훈련 소장님께서 '알리가 이성민씨를 무서워한다'고 하더라고요. 연기하는 동안 제가 내내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냈기 때문이래요. 섭섭하기도 했지만…그래도 분명 우린 가까워졌어요. 휴식을 취하는 알리가 저를 불편하지 않게 받아주기도 했거든요."
'미스터 주'뿐만이 아니다. '남산의 부장들' 박통 역도 마찬가지. 다들 알다시피 박통 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그는 연기만큼이나 외적인 디테일도 많이 신경 썼다며 "연기로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마약왕' 촬영 당시, 우민호 감독이 '박통 역을 해달라'며 연락이 왔더라고요. 그 역할을 언제 또 해보겠나 싶어서 '마약왕' 끝나고 바로 촬영을 돌입했어요. (캐릭터에 관해) 생각할 겨를도 없었지만, 그간 박통을 연기한 분들이 워낙 싱크로율이 훌륭했기 때문에 저도 잘 해내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이 있었죠. 교정, 귀 등으로 외적 싱크로율을 맞추기로 했고 걸음걸이나 제스처 등은 자료를 통해 익혔어요."
박통의 외적 싱크로율은 놀라울 정도였다. 우민호 감독은 물론 이성민도 만족하는 부분이라고.
"우 감독님은 먼저 해달라고 제안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대신 미끼를 던지면 배우들이 무는 식이죠. 하하하."
이성민은 실존 인물을 염두에 두고 목소리나 걸음걸이, 제스처 등까지 완벽하게 따라 하는 연기는 처음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미스터 주'와 마찬가지로 '남산의 부장들' 역시 이성민에겐 도전이었던 셈이다.
"가끔 (박정희 대통령과) 맞아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때 희열을 느끼곤 했죠. 김규평(이병헌 분)을 두고 곽상천(이희준 분)과 헬기를 타러 가는 모습은 제가 봐도 닮았더라고요. 계산한 대로 비슷하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어요."
로봇을 비롯해 각종 동물, 초록색 타이즈를 입은 배우(영화 '미스터 주')와 연기 호흡을 맞추고, 실존 인물과 싱크로율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자료화면을 몇백번씩 돌려보는 등의 일을 거치며 이성민은 연기에 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젠 뭘 하든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로봇 소리'가 '미스터 주'의 발판이 되어줬듯이 '미스터 주' '남산의 부장'도 저의 다음 작품에 도움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