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대폭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73% 하락한 2716.70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선전성분지수도 개장하자마자 9.13% 폭락했다.
춘제 연휴로 지난달 24일 휴장한 중국 외환·주식시장은 11일 만에 문을 열었다. 원래 지난달 31일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연휴를 연장하며 개장일이 미뤄졌다. 그 사이 중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커졌다.
중국 인민은행이 하루 전날인 2일 1조 위안이 넘는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예고했지만 불안심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열흘간 춘제 연휴를 마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이날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373위안 올린 6.924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0.54% 하락한 것이다. 환율이 올랐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각) 역내외 외환시장에서는 위안·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이미 장중 7위안 선도 뚫린 상태다.
사실 올초까지만 해도 위안화는 미·중 무역합의, 글로벌 경기 회복세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달 20일까지만 해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초보다 1.5% 남짓 오른 상태였다.
그런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첫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될 기미를 보이면서 위안화 가치는 흔들렸다. 춘제 연휴 직전인 지난달 21~23일 사흘간 위안화 낙폭은 1%에 달했다. 급기야 춘제 연휴기간인 지난달 30일 역외시장에서는 이미 위안·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장중 7위안 선이 뚫렸다. 올 들어 처음 7위안 대가 뚫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가 당분간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관타오(管濤) 전 국가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장은 "현재로선 신종 코로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라며 "신종 코로나가 중국 외환시장에 단계적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단기적으로 수습되면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며, 위안화 환율도 곧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