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우한 영사, 전세기 탄 조원태에 일침…“밥숟가락 얹었다”

2020-02-0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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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경찰영사 SNS에 우한 교민 귀국 지원 소감 글 남겨

"밥숟가락 얹으려는 조원태 회장에 자리 모자란 탓도 해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현지 영사가 지난달 30일 우한행 전세기에 탑승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에게 일침을 날려 주목을 받는다.

우한 교민의 귀국 지원을 맡은 정다운 경찰 영사는 지난 1일 중국판 카카오스토리 ‘위챗 모멘트(Wechat Moment)에 우한 교민들의 귀국 지원을 마친 소감을 장문의 글로 남겼다.

정 영사는 “마지막 전세기 333명 무사 탑승 후 이륙 전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며 “이제 저는 여기 남은 교민분들을 다시 챙겨드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귀국 지원을 도운 관계자들을 직접 거론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고, 자신의 가족에게는 미안함을 표했다.

특히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과 정태일 사무국장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 해결에 일등 공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들이 “위챗 단체방을 만들어 여기 있는 분들을 다 모아주시고 방을 나눠 공지해주시고 부탁도 다 들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우한총영사가 3개월째 공석인 주우한총영사관에는 이광호 부총영사를 포함한 외교관 4명, 행정인력 5명 등 한국 인력이 총 9명에 불과했다. 일손이 부족한 총영사관을 위해 후베이성한인회가 적극적으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영사는 “9살, 7살 천둥벌거숭이 둘을 데리고 혼자 비행기를 타는 데 잘 가라는 배웅 인사도 못 하고, 비행기에선 편한 자리는커녕 애들과 같이 앉지도 못해 움직이지도 못하고, 2인 1실 좁은 격리실에 애 둘과 같이 힘들어하고 있을 아내 생각이 갑자기 나서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글을 남겼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 수송에 투입되는 전세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조 회장에게는 아쉬움이 담긴 목소리를 냈다. 그는 “고생고생해서 전세기를 마련했는데 밥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 데리고 비행기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보지만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겠지요”라고 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 진원지에 거주 중인 우한 교민 중 701명이 지난달 30일과 31일 두 차례의 대한항공 전세기를 통해 무사 귀국했다. 한국에 도착한 이들은 각각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의 임시생활 시설로 수송, 14일간의 보호 조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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