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뒤늦게 ‘외국인 입국 금지’ 카드 꺼낸 정부

2020-02-02 18:38
  • 글자크기 설정

오는 4일 0시부터 실시…‘中후베이성 2주 내 방문 외국인’ 대상 제한

정세균 총리 “제주 무사증 입국제 일시 중단”…특정 업종 업무배제

文대통령, 간담회 개최 등 국정역량 총집중…WHO 권고 배치 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결국 외국인 입국 금지 카드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 하에 외국인들이 비자 없이 입국해 3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사증 입국제도 중단은 2002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제주 무사증 입국 외국인 가운데 98%는 중국인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중국에서의 한국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도 제한하고 관광목적의 단기비자도 발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중국 위험 지역에서의 입국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4·12면>

입국 금지 시점은 오는 4일 0시부터다. 중국 후베이(湖北)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이 대상이다. 한국인의 경우 2주간 자가 격리하기로 했다. 자가격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형사고발을 통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중국 내 감염병 확산 속도를 볼 때 중국에 여행·체류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중국 전역의 여행경보를 현재 ‘여행 자제’ 단계에서 ‘철수 권고’로 상향 발령한다.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도 금지되고 중국을 대상으로 한 항공기와 선박도 축소될 예정이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처음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감이 커지는 시점에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여행과 교역의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점 등을 거론하며 입국금지 조치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부는 변화된 국제사회 흐름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WHO의 권고에도 미국 정부는 미국 시간으로 2일 오후 5시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키로 했다. 일본도 지난 2주간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기로 하는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입국 금지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후 차담회 성격의 긴급 간담회를 주재하며 대응책을 논의했다. 지난달 30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종합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감염병과 방역 전문가를 초청해 의견을 청취하는 등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분간 신종 코로나 사태 대응이 ‘국정운영의 1순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 역시 이런 기조에서 긴급하게 마련한 일정이라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다만 정부는 전체 중국 체류·방문 외국인이 아닌 ‘후베이성 체류·방문 외국인’으로 대상을 제한해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했다.

아울러 정부는 제한적 출입금지 조치와 맞물려 국내에서의 대응태세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최근 마스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과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수급상황을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증상이 있는 유증상자 총 429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327명이 음성으로 나와 격리해제됐다. 확진자 15명의 접촉자는 총 683명으로, 정부가 계속해서 모니터링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