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웃 러시아는 중국에 있던 자국민을 탈출시킬 예정이다. 러시아는 모스크바를 제외한 지방 공항에서 중국행 항공편 운항을 금지하고 중국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과 취업비자 발급도 중단키로 했다.
미국은 최근 2주 사이에 중국을 방문한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잠정 금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한이 속한 중국 후베이성에서 귀국하는 자국민에 대해선 신종 코로나 잠복기간인 14일 동안 별도 시설에서 의무 격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국 국방부는 최대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군사시설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국무부는 또 지난달 30일 자국민에게 중국 전역에 여행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면서 여행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호주도 중국에서 오는 외국인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자국민에겐 14일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싱가포르도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은 1일부터 2주 사이 후베이성 체류 기록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키로 했다. 베트남은 최근 2주 사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에 관광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한편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중화권 항공편 노선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도 중국발 여행자들의 입국을 제한하면서 강력한 예방 조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세계 주요 항공사들도 중국행 항공편 운항을 취소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델타·유나이티드·아메리칸항공 등 미국 3대 항공사가 일제히 중국 정기 직항노선 운항을 선언했고, 호주 콴타스항공, 에어뉴질랜드, 에어캐나다, 브리티시항공, 카타르항공도 잇따라 합류했다.
웰컴트러스트 제러마 파라 이사는 BBC 인터뷰에서 "세계가 경계해야 하는 진짜 문제는 중국 밖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서 "중요한 건 중국 외 다른 나라에서 공동체 간, 아니면 사람 간 전염이 시작되느냐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현재 벌어지는 급속도의 전염이 전 세계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신종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면서 확진자가 1만4000명을 훌쩍 넘었고 사망자도 300명을 넘어섰다. 2일엔 필리핀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 밖에서 사망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우한에서 홍콩을 경유한 필리핀으로 온 44세 중국인 남성으로 알려졌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