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부채의 질'이 갈수록 나빠진다는 데 있다. 자영업자 대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가 중소기업과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금융권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은 438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0%(12조8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신용·기업대출 부문의 자영업자 대출 총액은 670조6000억원으로 2.5%(16조3000억원) 늘어 자영업자 대출 총액 증가율이 가계신용 증가액을 웃돌았다.
연체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0%로 10월말(0.58%)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0.49%)과 비교하면 0.11%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과 가계대출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연체율은 전월말 1.72%에서 1.67%로 0.05%포인트 떨어졌지만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64%에서 0.67%로 0.03%포인트 높아졌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9%로 1개월 전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9%로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나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0.46%에서 0.51%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연간 소득이 3000만원을 밑도는 저소득 자영업자 가운데 은행 차입금을 90일 이상 갚지 못한 장기연체자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2.2%를 기록해 2015년 2분기 말(2.0%) 이후 4년 만에 2%대를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16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대표적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며 "낮은 수준의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설 경우, 금융사뿐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