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4분기 매출이 전년비 9% 증가한 918억2000만 달러(107조9252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썼다. 순익 역시 11% 늘어난 222억 달러로 2년만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가운데 아이폰 매출은 560억 달러로 동기간 8% 늘었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516억2000만 달러를 훌쩍 웃도는 결과다. 앞선 4분기 동안 이어진 매출 감소세를 뒤집은 것이기도 하다. CNN은 이를 두고 "전성기가 지난 거인으로 평가받는 아이폰이 여전히 달릴 힘이 남아있음을 증명했다"며 "아이폰이 부활했다"고 평했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세 가지 모델 중 가장 가격이 낮은 아이폰11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아이폰11을 거론하면서 "사람들은 (아이폰11의) 배터리 수명을, 카메라를, 디자인을 사랑한다. 우리가 매긴 가격은 적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4분기에는 아이폰 외에도 에어팟,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판매와 스트리밍 TV 구독 서비스 등 각종 서비스 매출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하기 시작하자 전 세계 아이폰 이용자 9억 명에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나 액세서리 라인업을 확대하며 수익 다각화에 힘써왔다.
서비스 부문 매출이 전년비 17% 증가해 127억 달러를 기록했고, 웨어러블 기기 매출은 37%나 뛰며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쿡 CEO는 "에어팟 수요는 놀라운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에어팟 프로가 그렇다"고 말했다. 에어팟 프로는 애플이 주변 소음 제거 기능을 탑재해 지난해 새로 내놓은 제품이다.
애플은 올해 1분기(1~3월·회계연도 2분기) 매출 전망을 630억~670억 달러로 제시, 전년비 9~15% 증가를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624억 달러 안팎을 예상했었다.
다만 애플의 주요 시장이자 핵심 제조 허브인 중국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으로 꼽힌다. 쿡 CEO도 우한 폐렴 발병에 따른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실적 전망의 범위를 평소보다 더 넓게 잡았다고 말했다.
이날 애플 실적 발표에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28일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2.8% 뛴 데 이어 시간 외 거래에서도 1.5% 추가 상승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 두 배나 뛰었고 올해 들어서도 8% 넘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