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국내외를 막론하고 물류 부동산이 대체투자 인기 섹터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선식품 배송과 이커머스 성장 등으로 냉장·냉동시설을 갖춘 콜드체인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아파트나 오피스 개발 투자 제동 등 부동산금융 억제 정책으로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와 골드만삭스가 초저온 복합물류센터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베스타수퍼프리즈에 500억을 투자했다. 베스타수퍼프리즈는 평택 오성산업단지에 LNG 내열을 이용한 초저온 복합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항 배후단지 내에도 최대 규모로 초저온 복합물류센터를 개발할 예정이다.
실제로 물류센터는 최근 몇 년간 국내외에서 각광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특히 당일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상거래업체 거래 규모 증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물류센터 매입·매각과 임대차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신선식품을 보관할 수 있는 저온 물류센터다. 영국 투자운용사 누빈리얼에스테이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코어로지스 남양주 물류센터·JWL 물류센터·쿠팡 안성 신물류센터 등에 국내 첫 투자를 집행했다. 이처럼 대규모 자금을 들여 사들이는 투자 목적 거래가 크게 늘었다. 4분기에는 홈플러스 안성 신선물류센터와 롯데글로벌로지스 오산 물류센터 거래도 이뤄졌다.
상업용부동산 컨설팅기업 에비슨영코리아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를 마친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한 2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도별로도 2016년 7500억원, 2017년 1조2000억원, 2018년 2조3000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유명한 에비슨코리아 리서치센터장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투자 목적 물류센터 거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신선식품 배송이 늘면서 저온기능이 있는 물류센터 거래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도 증축을 염두에 둔 단순 개발·운용 위주 투자에서 ‘가치부가(밸류애드)’ 투자로 방향을 바뀌고 있다. 낡은 물류센터를 사들인 뒤 대형 물류센터로 개발하는 것이 최근 자산운용사 투자 패턴이 됐다. 까다로운 물류센터 인허가 절차를 피하면서 지역 민원도 최소화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웨스트우드PFV가 매각한 ‘인천 서구 스카이박스 1·2 물류센터(1351억원)’를, ADF자산운용사는 경기 광주 ‘JWL물류센터(1007억원)’을, LB자산운용은 경기 안성 ‘메르세데스-벤츠 부품 물류센터(860억원)’를, 도이치자산운용은 경기 김포 ‘성광로지스틱스 물류센터(639억원)’를 사들였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도 지난해 12월 조성한 사모펀드를 통해 대상그룹 ‘경기 용인물류센터(1176억원)’을 매입했다.
KB자산운용은 홈플러스와 코스트코를 고객사로 둔 다코넷의 대출채권 투자 사모펀드를, 현대자산운용은 물류센터 투자 사모펀드를 출시했다. 미래에셋증권 출신 구재상 대표가 이끄는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도 잇달아 물류센터 개발 상품을 내놓았다. 글로벌 물류기업 ESR 계열사인 켄달스퀘어는 국내 물류센터를 기초 자산으로 한 공모리츠를 준비 중이다.
시장은 올해 물류센터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 증가와 배달문화 확산으로 유통기한이 짧은 냉장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중”이라며 “저온 물류창고와 복합 물류창고 수요가 이어지면서 빠른 배송을 위한 소규모 도심형 물류센터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