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 왕자 부부, "왕실 일선서 물러나겠다" 깜짝 선언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가 영국 왕실 핵심 일원에서 물러나 왕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리 왕자 부부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 같이 발표했다. 성명은 "두 사람이 몇 개월 동안 고민을 거듭한 결과 왕실의 진보적이고 새로운 역할을 개척하기 위한 변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부부는 경제적으로도 왕실에서 독립하고, 앞으로 북미와 영국을 오가면서 살겠다는 계획이다. 공인으로서의 역할을 일정 부분 내려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에 영국 왕실에선 깊은 실망감이 감돌았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해리 부부는 이번 결정을 내리기 전 왕실과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 대변인은 "해리 왕자의 이번 결정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기사

• 英정부, 엘튼 존 등 신년 서훈자 1097명 주소 실수로 유출

영국 언론은 왕자 부부에 대한 미디어의 과열 취재와 그로 인한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만이 이번 깜짝 결정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해리 왕자는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둘째 아들이다. 해리 왕자는 2018년 5월 할리우드 여배우 출신 매건 마클과 결혼했다. 마클이 미국인이고 흑인 혼혈에 이혼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영국 타블로이드의 취재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부부는 이같은 영국 언론에 불쾌감을 공공연하게 표현했다. 해리 왕자는 마클을 모친인 다이애나빈에 비유하기도 했다. 다이애나빈은 파파라치의 추적을 피하다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마클 왕자비는 지난해 10월 사적인 편지를 불법적으로 공개했다면서 영국 데일리메일을 고소했다. 해리 왕자도 타블로이드 더선과 데일리미러 발행인을 휴대전화 해킹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