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유통업계 결산] ②산업계 친환경 선도…펭수 협업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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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흑당·마라 경쟁···새벽배송 열풍에 롯데·신세계도 가세

[데일리동방] 2019년 기해년(己亥年). 유통업계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다. 사상 최악 실적이라는 오명을 쓴 전통 유통업체들은 수장 물갈이에 나서며 내실경영을 통한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업계 후계자들은 마약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런가 하면 친환경 도입‧새벽배송 전쟁 등 산업 전반을 선도해 나가기도 했다. 올해를 뜨겁게 달궜던 유통업계 이슈들을 되짚어 봤다.
 

최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스타벅스 코리아 '서울, 꽃으로 피다' 친환경 캠페인에서 송데이비드호섭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이사와 최윤종 푸른도시국장,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등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NO 일회용품’···친환경 실천 ‘앞장’

유통업계가 플라스틱 프리를 선언하고 일회용품 줄이기에 앞장서는 등 ‘친환경’ 대열에 합류했다.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커피숍, 호텔 등 유통업계 올해 화두는 친환경 정책이었다. 소비자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은 물론 임직원이 근무 중에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들을 마련하며 환경 보호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마트에서는 전 점포에 걸쳐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와 재활용 포장재 사용 확대 같은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장바구니 사용 일상화를 권고하기도 한다. 지난 설 명절부터 친환경·재활용 포장재와 냉매재, 분리수거가 가능한 보냉팩 등을 도입한 곳도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파우치 음료에 들어 있는 빨대를 플라스틱 대신 종이 소재로 바꿨다.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고객에겐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준다. 텀블러를 가지고 오는 고객에겐 가격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주며 소비자 일회용품 줄이기도 독려 중이다.

국내 여러 호텔은 객실에 비치하는 일회용 어메니티(객실용품)를 없앴다. 대신 대용량 기계(디스펜서)를 설치해  환경보호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2019년 한국에는 ‘매운 마라 열풍‘이 불었다. 마라 관련 다양한 제품들. [사진=각사 제공]

◆정신 못차리게 달고 맵게···흑당과 마라

흑당과 마라는 2019년 식품업계에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달고 매운 맛은 자꾸자꾸 손이 가게 만들었다.

중국 사천지방에서 즐겨 먹는 향신료 ‘마라(麻辣)’는 얼얼한 매운맛을 내는 소스로 자극적이고 알싸해 중독성이 강하다. 1년 전만 해도 중국음식 전문점에서 먹을 수 있었던 음식들이 골목식당을 채웠다. 마라탕(국물요리)·마라훠궈(샤브샤브)·마라샹궈(볶음요리) 등 마라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매운 걸 좋아하는 한국인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다.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오뚜기와 농심 등이 마라 라면을 출시했고,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는 마라 맛이 나는 과자를 내놨다. 치킨업계 또한 마라 메뉴를 새롭게 만들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썼다.

흑당은 2018년 말 흑당 버블티를 주력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더앨리’와 올해 3월 ‘타이거슈가’가 들어오면서부터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아메리카노냐 카페 라떼냐 고민하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했다. 달달함은 통했다. 올해 커피 프랜차이즈는 앞다퉈 흑당 음료를 내놨다. 흑당 과자 제품과 편의점, 마트 등에서도 흑당 제품을 출시했다.
 

EBS 연습생 펭수가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아트리움에서 열린 영화 ‘백두산’ 레드카펫에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우주대스타’ 꿈꾼 펭수 유통업계 대스타로

2019년은 펭수가 빛을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뛰어넘는 ‘우주대스타’가 되고자 남극에서 헤엄쳐 와 오디션을 본 뒤 EBS 연습생이 된 펭수. 나이는 올해로 10살이고 성별은 없다. 어린이인데 요들송부터 비트박스, 타령에 자작곡까지 못 하는 게 없어 20·30대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지난 4월 ‘자이언트 펭TV’ 첫 방송 이후 꾸준히 활동을 시작, 8개월 만인 이달 초 구독자 100만명을 가뿐히 넘기더니 어느새 150만명을 웃도는 구독자 수를 확보했다. 올해 화제가 됐던 인물을 꼽는 ‘올해의 인물’에서도 펭수는 BTS와 트로트 가수 송가인, 축구선수 손흥민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유통‧레저업계는 미디어업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펭수 모시기’에 혈안이 됐다. 외교부·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는 물론 다양한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는 펭수는 현재 몸값만 최대 5억원에 달할 정도다. 이미 우주대스타가 된 펭수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포라 국내 1호점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점 전경. [사진=세포라 코리아 제공]


◆기다렸다 ‘세포라’···국내 매장 문 열어

화장품 편집매장인 ‘세포라’가 올해 드디어 국내 매장을 열었다. 프랑스 명품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세포라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화장품 편집숍이다. 화장품 마니아를 칭하는 ‘화장품 덕후’에게 인기 많은 브랜드를 대거 판매해 덕후들이 해외여행 때 꼭 찾는 장소이자 해외직구(직접구매) 인기 매장으로 꼽혔다.

국내 1호점은 지난 10월 24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문을 열었다. 국내외 독점 브랜드와 향수 컬렉션, 세포라 컬렉션 등 100여개 브랜드가 한국 고객을 맞았다. 이달엔 명동에 인접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점에 2호점이 개점했다. 내년 1월엔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에 3호점을 여는 등 2022년까지 14개 매장이 갖출 계획이다.

세포라에 대응하는 국내 업체 움직임도 활발하다. LG생활건강은 자체 화장품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매장 개수를 늘리고 있다. 네이처컬렉션은 내달 500호점을 돌파할 예정이다. 에이블씨엔씨가 만드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미샤는 편집매장 ‘눙크’로 모습을 바꾸고 있다. 눙크는 미샤·어퓨 에이블씨엔씨 제품과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 150여개를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는 최근 서울 홍대에 30호점을 열었다.
 

마켓컬리 새벽배송 상자. [사진=마켓컬리 제공]


◆판 커지는 ‘새벽배송’···유통시장 뒤흔들다

유통업계에서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배송 서비스가 있어 가능했다. 올해는 새벽배송 영향이 컸다. 배송 서비스 가장 최신 버전인 새벽배송은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상품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유통사들은 올해 새벽배송 인프라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 2014년 마켓컬리와 헬로네이처 등이 처음 내놓은 새벽배송 ‘맛’을 본 소비자들은 더 많은 상품을 새벽에 받아보길 원했다. 쿠팡이 지난해 말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고, 롯데 등 대기업들도 사업을 시작했다.

새벽배송은 국내 온라인 쇼핑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과거 온라인으로 사지 않던 신선식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신선식품 거래 규모는 지난해 13조500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17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신선식품 규모인 16조4000억원을 가볍게 넘어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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