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미국외교협회(CFR)가 개최한 한 강연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손을 뻗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북한이 다른 길로 가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은 외교적 정치적 합의를 통한 것뿐이기 때문에 국무부는 그들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다른 길로 되돌아가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이란의 위협을 거론하며 '불량 국가'(rogue state)로 지칭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대안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을 보류했지만, 북한이 미사일 시험 등을 해온 것에 관한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여전히 고도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야 할 일을 완전히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대응과 관련, "우리는 여러 행정부를 통해 여러 차례 시도해왔다"며 "공통의 주제는 우리가 어떻게 북한이 핵무기나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갖지 못하게 할 것인가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말한 것은 드문 일로 평가된다.
이는 북한이 ICBM을 통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패권 경쟁 상대인 중국, 러시아와 그 외 지역의 위협에 대해 언급하면서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을 강조한 뒤 이란과 북한을 거명, "우리는 또한 이들 불량 국가 위협들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 요구와 관련,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세계 50개국 이상의 방위를 부담해 왔다면서 "그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동맹들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이전부터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국가 등 파트너들에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청했다면서 동맹국들이 그들 자신의 방위에 더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런 요구는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