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태풍] 'M&A 전문가' 허정수 KB생명 사장, 생보사 인수 위해 연임?

2019-12-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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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내 ING생명 외 뚜렷한 매물 없어

그룹, 생보사 인수 의지…경쟁력 여전

올해 누적 130억 당기순익 실적도 합격

"생명보험 부문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보강했으면 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17년 11월 회장직 연임을 확정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생보사 매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윤 회장의 발언 한 달 후 당시 허정수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은 KB생명 사장으로 내정됐다.

KB국민은행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허 사장은 그룹에서 '재무·M&A'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시 LIG인수후통합추진단으로 해당 작업에 깊게 관여했다. 이어 2016년에는 현대증권(현 KB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해 재출범하는 작업도 총괄했다.

이 같은 그의 이력과 선임 직전 윤 회장의 발언을 감안하면, 허 사장이 KB생명 사장직을 맡게 된 것과 KB금융그룹의 생보사 인수 움직임을 무관하게 생각하기 어렵다.

다만 임기 2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시점에서 허 사장이 스스로의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고 보기 어렵다. 신한금융그룹으로 넘어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생명) 이외에 뚜렷한 매물이 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허 사장의 연임 경쟁력은 여전하다. KB금융그룹이 상위권 생보사 인수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M&A 시장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다수 생보사가 매물로 출회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언제 KB금융그룹이 적당한 생보사를 인수해 KB생명과 통합 작업을 진행할지 알 수 없다.

 

[사진=KB생명]

실적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은 지난해 157억원, 올해 누적 3분기(1~9월) 1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엔 사상최고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 2017년 서프라이즈 실적을 제외하면 100억원 안팎 수준인 KB생명의 수익성을 상당히 개선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전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취임 전 195.6%까지 떨어졌던 K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올해 9월 말 기준 212.5%로 16.9% 포인트 개선시켰다.

물론 허 사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허 사장이 교체될 경우 빈자리를 KB금융지주 부사장이나 국민은행 부행장 중 한 명이 메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대부분 금융지주 부사장들이 올해 초 승진하고서 아직 1년밖에 지나지 않았기에 국민은행 부행장의 중용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허 사장은 M&A 전문가로서 경쟁력도 갖추고 있는 데다 임기 2년 동안 성과도 나쁘지 않았기에 연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며 "아직 임기 2년밖에 되지 않았기에 추가 기회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정수 KB생명 사장.[사진=KB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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