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성별·나이 뒤집혀도 “웃음 빵빵”···‘공감’ 끌어낸 롯데 마케팅 포럼

2019-11-30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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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터치 한번으로 제품 추천부터 구매까지

‘모험과 신비의 나라’서 ‘최첨단 영상테마파크’로···30살 롯데월드

 

지난 11월28~29일 서울 잠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롯데마케팅 포럼' 디자인전시회 롯데면세점 부스에서 안면인식 촬영을 통한 제품 추천을 받아봤다. 두 사진 모두 동일 인물이다. [사진=이서우 기자]


“찰칵” 소리와 함께 신중하게 사진을 살피던 롯데면세점 안면 인식 기계가 마침내 선고를 내렸다. 30대 초중반, 여성인 기자의 연령대가 ‘50대 초반 남성’으로 추정된단다.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롯데 직원들이 박장대소했다.

지난 28~2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롯데 마케팅 포럼’을 찾았다. 지하 1층 사파이어볼룸에는 식품·유통·관광서비스·화학 등 롯데 계열사의 제품과 디자인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박상섭 롯데면세점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안면 인식 기술을 도입해 소비자에게 맞는 제품을 그 자리에서 추천해주고, 가상 메이크업은 물론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얼굴 인식을 통한 연령대 추정 기술은 지속해서 세밀화 단계에 있다. 현재는 20대 아니면 50대 둘 중 하나만 나온다”며 “20대 사진만 기념으로 간직해달라”고 기자를 위로했다.

처음 20대 중반이라고 나왔을 때 멈췄어야 했다. 사실 한 번 더 찍으면 10대로 나올 줄 알고 시도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창피하면서도 피식 웃음이 나와 혼자 구경하는 전시회가 심심하지 않았다.

롯데는 올해 마케팅 포럼 주제를 ‘공감(Empathy)’으로 정했다. 단순히 대형,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것만으로 안정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다.

롯데면세점은 기술이 미흡했지만, 공감대 형성에는 성공했다. 사진 한 장으로 직원과 방문객을 모두 웃게 했다.

과거와 달리 부스 디자인도 차별화했다. 화면 터치 몇번으로 간단하게 쇼핑하고, 공항에 가서 면세품을 인도받는 '요즘 면세 쇼핑' 과정을 세련된 삽화로 표현했다.

롯데월드는 올해 창립 30주년이 무색할 만큼 가장 귀엽고 활기찬 부스로 여성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부스에서 즉석 촬영을 한 후, 내 얼굴을 중앙 화면에 띄우거나 인화할 수 있도록 했다. 삼삼오오 짝지어 온 직원들이 줄을 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19 롯데 마케팅 포럼' 디자인 전시회 롯데면세점, 롯데정밀화학, 롯데월드 각 부스 전경. [사진=이서우 기자]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무인결제 시스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관람객들이 신기한 듯, 보기로 놓인 젤리 제품을 몇 번이나 스캐너 앞에서 들었다 놨다.

66만 소비자와 공감한 롯데지알에스(GRS) 부스도 눈에 띄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추억 속의 레전드 버거’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재출시했다. 1위 오징어버거는 무려 66만8000표를 얻을 정도로 소비자 관심을 받았다.

전년도 실적 위주로 부스를 꾸몄던 지난해 전시회와 달리, 올해는 IT 기술 등을 접목한 체험형 부스가 돋보였다. 이들 계열사는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공감한 것을 서비스 또는 제품으로 풀어냈다.

올 한해 가장 뛰어난 마케팅 성과를 낸 계열사를 선정하는 ‘마케팅 어워드’ 대상도 롯데홈쇼핑의 ‘공감쇼핑쇼 L.SHOW(엘쇼)’가 차지했다. 엘쇼는 ‘쇼’와 ‘쇼핑’을 접목한 새로운 방송 콘셉트를 지향한다. 30~40대 소비자로부터 공감을 얻으며 황금시간대 매출을 크게 증진시켰다는 평가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 마케팅 포럼은 최신 트렌드를 습득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해 그룹사 마케팅 역량을 높이는 자리”라며 “특히 올해는 좋은 기업으로 사회로부터 공감을 얻기 위한 마케팅 방안에 대해 서로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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