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 티몰에서 11일 오전 0시(현지시간)부터 시작된 ‘광군제(光棍節)' 행사 때 거래액 1000억위안(약 16조5000억원)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지난해 1시간47분26초 걸린 데에서 40분 이상 앞당긴 것이다.
광군제는 '독신자의 날'이란 뜻이다.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인 티몰이 2009년 11월 11일 싱글들을 위해 만든 온라인쇼핑의 날로, 오늘날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자리매김했다. 11월 11일, 쌍십일이라는 뜻에서 '솽스이(雙十一)'라고도 불린다. 올해는 전세계 각국 20만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해 5억명 이상이 쇼핑에 나섰다.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 티몰, 티몰 글로벌, 허마셴성 등에서는 수억명의 구매자들이 몰려들어 발빠르게 온라인쇼핑을 시작했다.
거래액은 빠른 속도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행사를 시작하자마자 1분36초 만에 거래액 100억위안을 돌파한 데 이어 5분25초 만에 300억위안, 12분49초 만에 500억위안을 달성했다. 지난해 500억위안 거래액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26분3초)을 절반 이상 단축시킨 것이다. 현지시각 새벽 5시30분 현재, 알리바바 거래액은 1370억위안을 육박하고 있다.
이 속도대로라면 올해 거래액은 지난해 2135억 위안(약 35조원)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커보인다. 시장은 2500억위안(약 41조원) 달성도 기대하는 눈치다. 앞서 미국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는 올해 광군제 때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약 370억달러(약 42조원)어치 거래가 이뤄져,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광군제에서 얼마나 팔렸는지를 통해 중국인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내수경기의 바로미터로도 여겨진다. 특히 올해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이 중국의 내수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알리바바도 올해 더 많은 쇼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주택이나 자동차를 특가에 파는가 하면, 세계적인 슈퍼스타도 초청해 분위기를 띄웠다.
하루 전날인 10일 저녁 상하이에서 열린 전야제(갈라쇼)에는 미국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초청해 공연을 했다. 역대 광군제 전야제에는 머라이어 캐리, 니콜 키드먼, 스칼렛 요한슨, 데이비드 베컴 등 톱 스타들이 출연한 바 있다. 전야제는 중국 동영상사이트 유쿠(Youku), 저장위성 TV, 상하이 드래곤 TV 등 플랫폼을 통해 세계 50개국에 실시간 생중계됐다.
라이브 스트리밍도 적극 활용했다. 쇼핑몰에 입주한 세계적 브랜드들이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소비자와 실시간 교류하면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이다.
올해 광군제 때 알리바바가 사상 처음 선보이는 신제품만 100만종에 달한다. '마약 빼고 없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엔 아파트·자동차는 물론, 2020년 도쿄올림픽 관광상품, 상하이 디즈니랜드 티켓 등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