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뷰] 중고폰 거래 두렵다면 '민팃 ATM'으로 쿨거래

2019-11-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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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중에서도 중고 스마트폰 거래는 섣불리 나서가 어렵다. 귀찮은 이유도 있지만, 중고폰을 파는 과정에서 겪었던 좋지 않은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

중고폰 판매가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데다 어느 정도 시세에 중고거래가 이뤄지는지 알 수가 없어 상대방이 제시하는 가격이 정당한지 파악할 방법이 없다. 또 판매하기 전 제품을 초기화했다고 해도 혹여나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특히 중고거래에서 필수로 여겨지는 '흥정'에 약하다면 더더욱 거래를 꺼리게 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기기가 나왔다. 민팃 중고폰 ATM이 바로 그것이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중고폰 무인 매입기다. 자판기 같이 생긴 기기에 제품을 넣고 몇 번 클릭만 하면 판매가 끝난다.  
 

집 어딘가에 박혀 있던 중고폰 8대 [사진=임애신 기자] 

집에 쌓여 있던 중고폰을 팔기 위해 서랍을 뒤졌더니 총 8대가 나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A8 2016'과 '갤럭시노트4', '갤럭시S5', '옴니아2' 그리고 샤오미의 '홍미노트5'와 '미4', 블랙베리의 '패스포트', 노키아 등이다. 집에서 공간만 차지하던 중고폰을 판매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신이 났다.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짇 무척 궁금했다.

집에서 가까운 합정 홈플러스를 찾았다. 민팃 ATM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매장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하고 있었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이곳을 오곤 했는데 몰랐다. 민팃 ATM 기기가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최근에 카페,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에 무인기기가 늘고 있지만 편하면서도 불편한 점 들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민팃 ATM를 사용하다가 헤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막상 사용해보니 기우에 불과했다. 사용법이 직관적이다. 글씨가 큼직 큼직하고 디자인도 깔끔했다.  

첫 화면은 △휴대폰 판매 △휴대폰 기부 △시세 조회 이렇게 세가지 메뉴로 구성돼 있다. 우선 '갤럭시A8 2016'의 시세 조회부터 해봤다. 그 결과 2만5000원으로 나왔다. 민팃 가격뿐 아니라 직거래 사이트 평균가격도 함께 제시해주기 때문에 비교하기 좋다. 민팃 가격이 너무 낮다 싶으면 다른 방식으로 판매하면 되고, 적당하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거래하면 된다.
 

합정 홈플러스에 있는 민팃 중고폰 ATM [사진=임애신 기자]

시세 파악을 마쳤으니, 이제 진짜 중고폰 판매를 해보자. '휴대폰 제조사→ 제품군→제품명→운영체제(OS)' 이 순서대로 선택하면 된다.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다. 갤럭시A8을 예로 들면 '삼성전자→갤럭시A→갤럭시A8→안드로이드' 이렇게 찾아가면 된다. 스마트폰 제조사에 따라서 기기 용량과 색상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선택을 마치면 수납함이 열린다. 라이트닝 8핀, 5핀, C핀 중에서 내 스마트폰에 맞는 선을 연결하면 된다. 이후 문이 닫힌 후 현장검사가 이뤄진다. 첫 번째가 기능 검사인데 분실이나 도난된 폰이 아닌지, 계정이 로그아웃 됐는지, 센서나 카메라에 이상이 없는지를 점검한다.

그 다음 화면(LCD)과 강화유리 등 액정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세 번째로 깨지거나 긁힌 곳이 없는지 외관을 검사한다. 마지막에는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분석을 한다. 이렇게 네 단계를 거치면 바로 검사 결과가 나온다. 채 3분이 걸리지 않았다.

갤럭시A8 검사 결과 △기능검사 결과 '보통' △중잔상 '있음' △외관상태 '보통'으로 나왔다. 이를 감안한 판매 대금은 1만8000원으로 나왔다. 최종 판매금액이 화면에 뜨면 기부를 할지, 판매를 할지 선택할 수 있다. 판매하기를 누르면 '휴대폰 매각 계약 및 개인정보활용 동의서'에 동의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폰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으로 알림톡이 온다. 여기에 이름과 입금 받을 은행 및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빛의 속도로 돈이 들어온다.
 

'갤럭시A8 2018'로 잘못 선택했음에도 민팃 ATM의 AI는 갤럭시A8 2016 제품으로 인지했다. 나보다 똑똑한.... [사진=임애신 기자]

사실 처음에 기기 모델 선택할 때 갤럭시A8이 보이길래 아무 생각 없이 '갤럭시A8 2018'를 누른 후 판매를 진행했다. 한창 하다가 아뿔사 싶었다. 이 제품은 2018이 아니고 2016인데... 다시 해야겠다 싶었는데, 최종 검사 결과에 휴대폰 종류가 '갤럭시A8 2016'으로 나왔다. 기기가 스스로 인지한 것이다. 괜히 AI가 아니구나 싶어서 감탄했다. 

그 다음 샤오미 홍미노트5의 판매를 시도해봤다. 기기에 넣었더니 '케이블 연결에 실패했어요'라는 문구가 뜨며 수거 후 검사로 진행하도록 권했다. 이 경우 3일 내에 판매대금이 입금된다. 민팃 ATM은 전원을 켤수 없거나, 샤오미·화웨이 등 해외폰, 화면이 안보이는 폰, 아이폰4S 이하의 아이폰 등의 제품은 현장에서 바로 검사를 받지 못한다. 

그래서 이날 총 8대의 기기를 가져갔지만 현장에서 바로 판매한 것은 갤럭시A8 한 대 뿐이었다. 노키아와 블랙베리, 옴니아2, 미4는 판매가 불가능한 모델이어서 그대로 들고 왔다. 판매 가능한 제조사는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모바일, TG앤컴퍼니, 화웨이, 샤오미, 팬택 등 8개사다. 국내 출시된 모든 휴대폰은 판매가 가능하지만, 분실 신고된 도난폰이나 분실폰은 거래가 불가능하다.
 

민팃ATM을 통해 현장 판매를 할 때 수거함 안에 스마트폰을 케이블과 연결하게 돼 있다. 사진 속 샤오미 '홍미노트5'는 맞는 케이블이 없어서 현장 판매는 불가능했고 3일 후에 판매가 완료된다. [사진=임애신 기자]

궁금해서 이것저것 시세조회를 해봤는데 갤럭시노트4의 1만5000원, LG전자의 'V50 씽큐'는 15만원, 홍미노트5는 2000원, 아이폰8 플러스 256기가바이트(GB) 골드 36만원 등으로 나왔다. 이는 민팃 홈페이지에서도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

중고폰을 판매하는 대신 기부도 가능하다. 휴대폰이 그대로 기부되는 것이 아니라 기부한 휴대폰의 평가 금액이 기부된다. 민팃을 통해 조성된 기부금 전액은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하는 MINTIT프로젝트에 전달돼 정보기술(IT) 취약계층 아동들의 IT교육과 IT기기 지원에 사용된다. 9일 오후 2시 10분 기준 총 1913명이 기부에 참여했으며, 총 기부액은 316만9970원이다.

민팃의 중고폰 거래 서비스는 지난해 9월 시작됐다. '이런 서비스가 예전부터 있었다면 서랍에 박아두지 않고 조금이라도 일찍 판매했을텐데. 그러면 조금이라도 더 값을 더 받을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크게 되기 때문에 빨리 처분하는 것이 유리하다. 

민팃 ATM은 중고거래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장을 보러 가는 길에 기기에 폰을 넣기만 하면 3분 내에 판매가 끝난다. 마트에 갈 여유도 없다고 하면 픽업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무엇보다 데이터 삭제 솔루션으로 개인정보를 완전히 삭제해주는 게 마음에 들었다.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메리츠화재 개인정보 보호 배상책임 보험을 통해 최대 3억까지 보상된다.
 
▲좋은 점
-중고폰 팔려고 따로 시간 안내도 되는!
-자원의 선순환에 일조
-개인정보보호 안심

▲아쉬운 점
-외산폰 마니아는 웁니다
-중고폰 가격 실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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