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지원사격…중국 블록체인 '굴기' 시동

2019-10-2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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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효과'에···중국 블록체인 기업株 108% 급등

中 블록체인 특허출원 1만여건···올해 시장 1억 위안 돌파

독자적 디지털화폐 개발도 '속도'···가상화폐는 엄격히 규제

“블록체인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투자를 확대하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록체인을 핵심기술로 삼아 자주 혁신의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중국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지난 24일 오후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 주재로 블록체인 기술발전 현황과 흐름을 주제로 집체학습(집단학습)을 가진 자리에서다.

◆'시진핑 효과'에··· 중국 블록체인 기업株 108% 급등

중국 국영중앙(CC)TV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전 세계 주요국이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중국도 블록체인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과 융합을 통한 블록체인 기술산업의 혁신 발전에 속도를 내고 관련 인재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또 ‘블록체인 플러스(+)’를 언급하며, 블록체인이 경제·사회 발전과 융합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블록체인 방면에서 기초 연구와 표준화 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국제적 영향력도 높여 블록체인 거버넌스 설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각 관련부처에 블록체인 기술 발전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블록체인 기술 운영·관리력을 높여 중국이 디지털경제 강국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서 블록체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시 주석이 직접 블록체인을 주제로 한 집체회의를 열어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중국 최고지도부가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사실상 중국이 ‘블록체인 굴기(崛起·우뚝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의 블록체인 발언 소식이 보도된 25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중국 블록체인 테마주가 강세를 보였다. '중국 제1호 블록체인 테마주'라는 별칭을 가진 중국 인터넷기업 쉰레이는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108% 급등하며, 상장 5년 이래 일일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아주경제DB]


◆中 블록체인 특허출원 1만여건··· 올해 시장 1억 위안 돌파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AI),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등과 함께 중요 핵심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불리는 블록체인은 중앙서버(대형 컴퓨터)가 아닌,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 컴퓨터에 실시간으로 거래 내역을 남김으로써 누구나 거래 과정의 문제를 즉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수많은 복사본을 한꺼번에 조작하는 것도, 중앙서버를 해킹하는 것도 불가능해 가장 안전한 보안 기술로 꼽힌다.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이 블록체인 사업에 이미 뛰어들었으며, 중국도 일찍이 국가 차원에서 블록체인을 지원해왔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16년 10월 '중국 블록체인기술과 응용발전 백서'를 발표하고, 같은 해 12월 국무원이 내놓은 13차 5개년 국가정보화규획(2015~2020년)에도 블록체인을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AI 등과 함께 중점 육성해야 할 신기술에 포함시켰다. 국무원은 이듬해에만 모두 네 차례나 문건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강조했다.

중국 기업들도 블록체인 개발에 적극 나서왔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인터넷기업이 대표적이다. 알리바바는 이미 2016년에 블록체인 스타트업 심비온트에 400만 달러 투자를 단행했으며 현재 식품안전, 모조품 방지, 의료정보 지원, 자선기부금 관리 등 방면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 특허 검색엔진 플랫폼 이노조이에 따르면 중국의 블록체인 기술 관련 특허출원 신청건수는 1만건이 넘는데, 알리바바가 534건으로 가장 많다.

중국 정부의 지원사격과 기업의 적극성에 힘입어 중국 블록체인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중국 첸잔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600만 위안(약 10억원)에 불과했던 중국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지난해 6700만 위안으로 10배 넘게 뛰었다. 올해는 1억 위안 돌파, 2022년에는 4억5900만 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블록체인 시장 발전 현황[자료=중국첸잔연구원]



◆독자적 디지털화폐 개발 '속도'··· 가상화폐는 엄격히 규제

그동안 중국은 독자적인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개발에도 속도를 높여왔다. 달러 패권을 견제하고 글로벌 디지털 화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2014년부터 디지털 화폐 연구를 시작해 2017년 5월 디지털 화폐연구소를 세우는 등 자체적인 디지털 화폐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르면 연내 독자적인 CBDC를 선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중국이 개발하는 디지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선 철퇴를 가했다. 중국은 2017년 가상화폐 투기 광풍 속에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하고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는 등 규제 고삐를 조였다. 지난해 초엔 중국 암호화폐 채굴업체에 전기 공급을 차단하고, 가상화폐 개인 간(P2P) 거래도 금지시켰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나 플랫폼 접근이 불가능하며,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은행 서비스도 전면 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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