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75만 달러) 2라운드. 초대 대회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18개 홀을 돌면서 절반인 9개 홀에서 버디를 골라내는 맹타를 쳤다. ‘보기 프리’ 경기로 완벽한 하루를 보낸 토머스는 단독 선두에 오르고도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
토머스는 이날 1~4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쓸어 담으며 출발해 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 전반에만 5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10, 12, 14번 홀에서는 징검다리 버디 3개를 낚았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이글 기회를 만든 뒤 가볍게 탭인 버디로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토머스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경기해 잘 맞았다”며 “대부분의 그린을 놓치지 않았고, 버디도 짧은 거리에서 수월하게 잡아냈다. 주말에도 이런 플레이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토머스는 63타 기록에 대해 “어느 기상 상황에서도 63타를 기록하면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2년 전 이 코스에서 63타를 기록했을 때가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에 더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이 코스는 바람이 없는 상황에서 볼 스트라이킹이 잘 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머스는 ‘현역 전설’ 필 미켈슨(미국)과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미켈슨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기록하고도 보기 4개와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토머스는 미켈슨의 이야기가 나오자 무척 겸손해졌다. 토머스는 평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토머스는 “우즈와 미켈슨에게는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배우는데, 그들은 나에게 시간을 할애 해 줄 정도로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들이다”라며 “연습을 할 때, 저녁을 함께 먹을 때, 같은 조에서 플레이 할 때 등 시간이 날 때마다 대화를 많이 시도한다. 중요한 것도 많이 배우지만 사소한 버릇들에서도 많이 배운다. 면밀히 관찰하고 사소한 부분도 모방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절친한 사이로 유명한 조던 스피스(미국)에 대해서도 “스피스와 친하지만, 대회 기간 매일 밤 만나서 수다를 떨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웃으며 “대회를 앞두고 스피스에게 오거스타와 비슷한 느낌의 이런 코스 그린을 좋아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스와 특별한 계획은 없고 다른 선수들과 저녁을 함께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토머스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목표를 묻는 질문에 답을 피했다. 그는 “나는 우리 팀을 제외하고는 시즌이나 대회 목표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그는 “루키 시절에는 목표를 공개했는데 난 나름대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목표가 나에게 부담이 돼서 돌아오더라”며 “그때 이후부터 부담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목표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