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는 지난 5월 있었던 ‘분단의 미술사, 잊혀진 미술가들’에 이어 열리는 월북 미술가 연구 제2차 학술심포지엄이다. 지난 1차 학술심포지엄이 그동안 이뤄졌던 월북 미술가들의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논의했다면, 이번 2차 학술심포지엄은 남북 분단으로 생긴 한국 미술사의 공백을 채워나갈 월북 미술가 연구를 본격 추진하고자 하는 자리다.
해방 후 남북이 분단되는 과정에서 월북을 택한 미술가들은 미술 교육자와 미술 이론가로 초창기 북한 사회주의 미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북한 문예이론이 일원화되는 과정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되고, 남한에서도 1988년 해금이 되기 전까지 이름과 작품에 대한 언급이 금지되는 등 월북 미술가들은 근현대 화단의 주역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내 북한 미술사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월북 미술가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자리로 제1부는 기조발표로 월북 미술가 연구 총론(권행가, 성균관대)을 시작으로 북한 미술사의 초석을 쌓은 미술가들(김명주, 국립문화재연구소), 초기 북한 미술의 토대 구축과 전개(김가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발표로 구성했다.
제2부는 한국전쟁 후 북한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이 전개되는 과정에 대해 길진섭 연구의 현황과 쟁점(홍지석, 단국대), 1950년대 이쾌대(1913~1965)의 인물화 연구: 조중 우의탑의 벽화를 중심으로(홍성후, 명지대), 1950~60년대 북한 조각계와 월북 조각가들의 활동(신수경, 문화재청), 월북 미술가들의 판화 연구: 김건중, 배운성, 손영기를 중심으로(이다솔, 명지대), 월북 미술가들과 출판미술: 선동성, 대중성, 예술성(김문경, 서울역사박물관) 등 발표가 이어진다.
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984년부터 북한 문화재 학술조사를 진행하면서 남북한의 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한 북한 미술 현황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며 “월북 이후 미술가들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예술세계와 좌절의 과정을 살펴보는 이번 심포지엄은 오늘날 우리가 낯설게 느껴왔던 북한 미술 문화를 한층 더 이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자세한 사항은 국립문화재연구소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