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비상장 계열사 매출 中 절반이 '내부거래'…"투명성 높여야"

2019-10-1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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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적 수의계약 多, 임원 보수위원회도 부재

[사진=백승룡 기자]

[데일리동방] LG그룹 비상장 계열사들이 벌어들이는 매출 가운데 절반가량이 LG그룹 내부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계열사 간 거래도 경쟁계약이 아닌, 임의로 계약자를 선정하는 수의계약 형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LG그룹이 내부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독립성 높은 전문위원회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발표한 'LG그룹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LG그룹의 내부거래 비율은 16.1%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LG그룹 내부거래 비율은 지난 2014년(14.1%)부터 2017년(16.4%)까지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소폭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주력 계열사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내부거래 규모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상장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율이 10.1%인 반면, 비상장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율이 49.0%로 높았다. 지난해 LG그룹 비상장 계열사의 매출총액 19조5636억원 중 계열사 거래가 9조5919억원에 달한 것. 국내 주요 10대 및 30대 그룹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13.8%, 12.8%인 것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LG그룹은 주요 계열사 간 거래는 대부분 수의계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서브원에서 분할한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그룹 내 건설·건물관리 관련 용역 계약으로 계열사 매출액 3조9000억원을 기록, LG전자 다음으로 계열사 매출액 규모가 컸다. 그러나 계열사 간 주요 상품·용역 거래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체결된 주요 계열사 간 거래는 전부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대신지배연구소 관계자는 "LG그룹은 전자·화학 등 그룹 주요 자회사들이 손자회사를 통해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내부거래 비율이 무척 높은 수준"이라며 "내부거래 심의 시 독립성이 높은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전문위원회 설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임원의 보수를 결정하는 '보수위원회'와 같은 전문위원회도 LG그룹 내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일부 계열사에서 사외이사가 없는 위원회 등을 통해서 유사 기능을 하고 있으나,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이사회 내의 전문위원회 설치가 독립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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