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70년 전 중·조(북·중) 수교는 양당과 양국관계사에 있어서 획기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조선(북한)은 신중국 수립후 가장 먼저 수교를 맺은 국가 중 하나로, 지난 70년간 양당 양국 역대 지도자들의 관심과 양측의 공동 노력 아래 중·조 전통우호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제정세와 시대 흐름의 도전을 견뎌내며 부단히 발전해 왔고, 세월이 지날수록 굳건해 져 양국 인민의 마음을 파고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양국은 각 영역의 교류·협력을 통해 풍성한 성과를 이뤘다"며 "이는 양국 각자의 사회주의 사업의 번영과 발전을 강력히 촉진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평화안정 수호에 중요하고도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중·조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 동지와의 상호신뢰와 우정을 소중히 여긴다"고 적었다. 시 주석은 "지난해부터 나는 김 위원장 동지와 다섯 차례 만남을 통해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중·조 관계를 새로운 역사적 시기로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북한과 함께 손잡고 노력해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북·중 관계의 장기적으로 건정하고 안정한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양국과 양국 인민을 더 부유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도 이날 축사에서 북·중 양국 수교는 획기적인 의미를 가진다며 지난 70년간 북·중 양당과 양국 인민은 사회주의 사업을 수호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줄곧 생사를 함께하고 환난을 함께 하며 세월의 시련을 거쳐 위대한 북·중 우호역사를 써내려왔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북·중 관계는 이제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중요한 관건의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북·중간 전통우호를 굳건히 계승하고 양국 우호협력 관계의 전면적 부흥을 실현하는 게 자신과 조선당,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했다.
또 그는 "시진핑 총서기 동지와 긴밀히 협력해 조·중 양국 인민 공동의 염원대로 세계가 부러워할만한 조·중 우호 관계를 굳건히 발전시키고, 우호와 단결의 힘으로 사회주의 사업을 수호하고 한반도와 세계 평화와 안정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북·중 양국은 수교 70주년이 되는 올해 밀착관계를 과시해 왔다. 김 위원장은 연초부터 열차로 중국을 3박 4일간 방문했고, 시 주석도 6월 평양을 찾는 등 양국 지도자의 상호 방문을 통해 정상적인 관계 복원을 선언했다.
북·중 수교 70주년을 앞두고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방중도 이어졌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9월 24일 베이징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국방부장이 연경철 인민무력성 대외사무국장과 만나 양국·양군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철식 서기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대표단도 지난달 방중했다. 지난 8월엔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 김영재 대외경제상, 강윤석 북한 중앙재판소 소장도 중국을 찾은 바 있다.
양국간 인문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 국제문화전파중심과 북한 국가영화총국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10월과 11월 베이징과 평양에서 각각 처음으로 북·중 국제영화제를 개최해 북·중 양국의 문화 교류를 강화한다. 또 북·중 수교일에 맞춰 북·중 우의 미술관 공동 건설도 이뤄진다.
다만 '순망치한(脣亡齒寒,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으로 불리는 양국 간 관계가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로 양국은 과거 한국전쟁 이후 써왔던 '혈맹', '동맹'이란 말 대신 최근 '전통 우호'를 언급하고 있다.
외신들은 최근 양국 관계도 전략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북·중 관계가 예전처럼 맹목적인 혈맹관계는 아니지만 무역전쟁 등으로 미국과 대립하는 중국과 비핵화 문제로 미국에 맞서는 북한으로선 서로를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카드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