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 돼지열병 확진에도 '야생동물질병관리원' 1년째 방치

2019-10-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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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준공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개원도 못 해

야생멧돼지 전담인원 부족, 국립환경과학원 정규직 직원 7명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경로로 야생 멧돼지가 지목되면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야생동물로부터 질병을 연구·대응하기 위해 지어진 관리원이 1년째 방치되고 있다. 야생멧돼지 전담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야생 멧돼지 관련 환경부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광주 삼거동에 위치한 관리원은 200억원의 국비를 들여 지난해 10월 준공을 완료했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조류 독감,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야생동물로부터 유래한 질병을 연구·관리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와 직제 협의가 안 돼 1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관리원이 올해 상반기에 출범했다면, 좀 더 체계적인 대비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일 터져야 하는 것은 후진국 정부인데 1년이 지날 때까지 무엇을 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관리원이 제 기능을 못 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송구하다”며 “행안부와 직제 협의를 해 조속히 개소하겠다”고 답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야생동물 질병 조사·관리를 담당하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정규직 직원도 7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비정규직 직원 8명을 더해도 15명에 그친다.

김 의원은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축산 검역 인원이 500명 이상인 데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ASF를 전염시킬 수 있는 멧돼지 33만 마리가 전국을 누비고 있고, 심각한 국가적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 정도 인력으로 대처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은 북한 접경 지역에 몰려 있어 북한 멧돼지가 주 감염경로일 가능성이 높다”며 “환경부는 처음 멧돼지 가능성을 낮게 보다 사살하라, 포획하라 대책을 오락가락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ASF 감염 경로의 특징이 있다면 임진강 수계를 중심으로 전파된다는 것”이라며 “북한에서 하천수나 다른 날짐승 등이 넘어오는 등 상상하지 못했던 매개체도 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 파주 파평면, 적성면 돼지 농가에서 2건의 ASF 확진 사례가 나왔다. 국내 확진 판정은 총 11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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