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갈라파고스 규제체계와 퇴행적 제도들이 벤처인들의 기업 의지와 혁신동력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과감한 혁신 정책을 촉구했다.
안 회장은 “매일 사투 벌이고 있는 현장과 정부 및 정치권이 체감하는 것이 너무 다르다”며 “4차 산업혁명 준비의 골든타임이 끝나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어 7만여 벤처기업인의 마음을 모아 입장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민간 중심의 벤처생태계 구축을 위한 벤처기업법과 벤처투자 진입장벽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벤처투자촉진법은 2018년 11월 국회에 상정된 이후 11개월째 계류 중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양 법안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정쟁에 밀려 언제 통과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팀 코리아(Team Korea)’를 구축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동반자로서 상생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지만, 이 또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소재부품 국산화와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조금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안 회장은 “협회는 2년 전부터 한국의 복합적 경제위기 돌파구로 대기업 생태계와 벤처 생태계의 화학적 결합을 주장해왔는데, 벤처 업계에서 기대했던 속도가 나지 않았다”며 “과거와는 다르게 대기업의 실질적 필요로 생태계 구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4차산업혁명의 거대한 파고를 이겨내기 위해 정부 및 정치권의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2벤처 붐이 확산하고 벤처 관련 협단체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창립 25주년을 맞은 벤처기업협회의 중장기적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도 오고 갔다. 벤처캐피탈 등을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금액은 올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임팩트 얼라이언스 등 각 분야에 세분화한 협단체가 활발히 활동하는 상황이다.
이에 안 회장은 “벤처 업계가 확대되면서 각 협회에 대한 니즈와 색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도 “벤처기업협회는 지난 25년간 벤처 정책을 제안하고, 혁신벤처생태계 5개년 계획을 세우면서 160개 아젠다를 제시한 바 있다. 다양한 협단체의 출연을 찬성하고, 혁신벤처단체협의회를 통해 공동의 목소리도 내면서도 벤처기업협회는 정책 제안단체로서 설립 목적을 분명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