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은 전장 대비 0.50% 높은 2976.74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수는 9월 한 달 동안 1.7% 올랐다. 상승세가 3분기 연속 이어졌다. 그 사이 월가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도 평균 15~16으로 안정권에 들었다.
시장에서는 10월에는 분위기가 역전되기 쉽다고 본다. 역사적 사실이 비관론을 뒷받침한다. 미국 주식거래연감(Stock Trader’s Almanac)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500지수의 10월 평균 수익률은 0.9%에 불과했다. 미국 대선 직전 해 같은 달에는 평균 0.1% 오르는 데 그쳤다. 1929년 '검은 목요일'과 '검은 화요일', 1987년 '검은 월요일' 같은 뉴욕증시 폭락 사태도 10월에 일어났다.
글로벌 시장 리스크(위험)분석업체인 매크로리스크어드바이저스(MRA)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10월에는 VIX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경향이 뚜렷했다. 10월 평균 VIX가 21을 웃돌았다고 한다. 지난 30년간 S&P500 기업 가운데 하루 주식 변동폭이 1% 이상인 기업이 가장 많았던 달은 10월로 평균 190곳이 넘었다.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S&P500지수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향후 30일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낸다. 보통 10~20 사이에서 움직인다. 12 미만이면 변동성이 낮고 20을 웃돌면 변동성이 높다고 본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1월에는 VIX가 정점으로 치솟아 80선을 넘어섰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전문가를 인용해 "9월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 긴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에 있었지만, 그나마 충격을 흡수하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며 "다만 (10월에는) 미·중 무역협상부터 탄핵 정국에 이르기까지 시장을 열광시킬 촉매제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장관)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협상 재개를 열흘여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시장이 동요했다. 중국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만큼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우려가 커지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잇따라 '가짜뉴스'라고 방어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미·중 통상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만큼 추가 관세 조치가 당장 유예돼도 시장을 안심시키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서 촉발한 탄핵 공방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라고 압박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 의혹이 더 거세게 불거지면 내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분기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더욱이 오는 31일에는 영국이 브렉시트 최종 시한을 맞는다.
린 디트릭 LPL파이낸셜 수석 시장 전략가는 “9월에는 변동성이 약해졌지만 우리는 시장이 영원히 평온을 유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좋은 성과를 거둔 시기라도 10월에는 변동성을 보인다는 것"이라며 "10월에 있을 잠재적인 무역 관련 소식에 모두가 민감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VIX지수는 전날 대비 5.69% 내린 16.2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