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3일 14일물 역레포(역환매부채권) 거래를 통해 시중에 1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순공급했다. 7일물과 14일물로 각각 200억, 800억 위안어치씩이다. 이는 인민은행이 3거래일 연속 14일물 역레포 거래로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지난 16일부터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역레포 거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시중에 공급한 유동성만 1조4200억 위안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만기가 도래한 5350억 위안어치 역레포와 MLF 물량을 감안하면 시중에 모두 8850억 위안 유동성을 순주입한 것이다.
특히 역레포 거래로 단기자금을 공급한 건 최근 지방정부 채권 발행 확대와 분기말 자금 수요 등에 따른 유동성 경색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에 직면한 중국은 최근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전달보다 0.5%포인트(P) 낮춘 4.20%로 고시했다. 이는 사실상 대출 기준금리를 그만큼 내린 것이다. 지난달 중국은 LPR 제도를 개편해 은행등 금융기관이 앞으로는 매달 20일 고시되는 LPR을 대출금리에 반영토록 해 사실상 LPR을 대출 기준금리로 대체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통화완화 행보에 있어선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최근 돼지고기 가격 급등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위안화 가치 절하, 부채 부담, 부동산 거품 등 압력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17일엔 LPR의 기준이 되는 MLF 금리를 17개월째 동결시켰다. 이는 인민은행이 MLF 금리를 낮춰 LPR 금리 인하를 유도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을 완전히 빗나간 것으로, 중국이 통화완화에 속도 조절하고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