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美 FBI 지시로 나를 불법체포"

2019-09-2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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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경관리청 직원 이메일 인용, 멍완저우 연락처 공유 사실 확인

지난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서 체포된 멍완저우(孟晩舟) 중국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미국과 캐나다가 합작해 자신을 불법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멍 부회장의 변호인 측은 체포 당시 캐나다 국경관리청(CBSA) 직원들이 통상적인 세관 검사를 가장해 멍 부회장을 '비밀 형사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세관, 캐나다 경찰 및 미국 당국이 멍 부회장을 불법으로 구금·수색·심문했다는 주장이다.

멍 부회장측은 체포 당시 캐나다 세관이 구금 이유를 알리지 않고 멍 부회장의 소지품을 수색했다며 멍 부회장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또 미국 당국이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위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남용했다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조해 이 과정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변호인은 멍 부회장이 체포 당시 불법 행위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캐나다와 미국 당국 간 소통 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CBSA 직원의 이메일을 인용해 "멍 부회장이 정식으로 체포돼 조사받기 전날, FBI가 CBSA에 멍완저우 연락처를 공유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멍 부회장 측이 미국과 캐나다 당국이 짜고 자신을 불법 체포했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도 캐나다 당국의 체포 과정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멍완저우(孟晩舟) 중국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3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참석하기 위해 집에서 나왔다. [사진=로이터통신]

캐나다 측은 이에 대해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검찰은 멍 부회장이 10개월 전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됐을 때 캐나다 국경관리청 및 경찰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캐나다 검찰은 "멍완저우의 물품이 캐나다에 입국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소지품 검사를 한 것일 뿐, 이는 합법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멍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요청에 따라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서 미국 송환 절차를 위한 법원 심리를 받고 있다. 멍 부회장 체포 직후 중국 당국은 캐나다인 구금으로 맞대응한 데 이어 캐나다산 농산물 수입 차단에 나서면서 중국과 캐나다 관계가 악화일로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멍완저우 사건이 내달 열리는 캐나다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재선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트뤼도 총리는 그동안 멍 부회장 체포 사건을 정치적 개입이 아닌 법적 관점에서 진행한 절차라고 강조했지만, 사실상 대중국 외교 정책에서 실패했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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