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외교의 기본방향은 실리적이고 능동적인 경제외교 통해 세계경제로의 통합과 개방ㆍ개혁 정책을 적극 지원한다는 외교정책 기본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유럽 등 최대 경제교역국들과 밀착 관계를 확대시키면서도 러시아, 중국 등 공산주의 국가들과는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했을 당시에도 베트남은 대대적인 조문단을 꾸려 카스트로의 사망을 애도했다. 베트남 언론 또한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베트남 자체적인 분향소를 꾸려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베트남과 쿠바의 경제교역관계는 미미하지만 같은 사회주의 형제국으로 베트남은 일말의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러시아는 베트남 전통의 우방이자 사회주의 노선을 지향했던 형제국이다. 원교근공이라는 말처럼 베트남은 냉전시절 중국을 대신해 소비에트 연방과 유대를 강화해왔다. 지난 캄보디아 침공 당시 러시아는 ‘양국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서로를 돕는다’는 우호협력조약에 따라 베트남을 도왔다. 이 같은 영향으로 소련의 붕괴 이후 경제적 협력은 줄어들었지만 정치적으로 러시아는 여전히 베트남의 최우방국이다.
미국과의 관계는 베트남 전쟁을 통해 적대국의 운명을 맞았지만 도이머이 개혁노선에 따라 화해무드에 접어들었다. 이후 베트남은 미군전사자 유해찾기 해결 등 관련 문제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베트남과 미국은 1995년 7월 국교를 정상화했다. 2000년 7월에는 양국의 자유 무혁협정까지 발효됐다. 현재 미국은 베트남의 제1의 수출국이다.
베트남 외교정책의 특이점은 같은 사회주의 계열의 중국이나 러시아 및 어떤 특정한 국가에도 경제적, 군사적 원조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50년대 중국과의 국경분쟁이나 70년대 친소외교정책으로 국민경제에 혹독한 시련을 겪은 학습효과에 기인한다.
아세안의 경우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역내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무관세협정 등 경제협력을 포함해 특히 국방분야의 협력이 두드러진다. 베트남은 자국의 안보를 증진시키기 위해 아세안 국가와 국방협력을 더욱 중시한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은 내년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차기 의장국으로도 내정돼있다. 아세안 국가들도 팽창하는 중국에 방패막이로 베트남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각국은 매년 국방정례회담을 통해 국방공동체의 결속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