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인 옛 국군기무사령부를 통틀어 사령관에 비육군 출신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 30기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 취임 이후 핵심 요직에 대한 공군 중용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이수동(공군 대령) 국방부 검찰단장, 최현국(공사 33기) 합참 차장, 이성용(공사 34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을 비롯해 정석환(공사 31기·예비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이 정경두 장관 취임 이후 대거 승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5월 장군 인사 때 공군 출신인 전제용 참모장을 사령관에 앉힐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다"며 "공군 출신 중용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다 보니 (정경두 장관이) 임명 시기를 조율한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전제용 신임 사령관의 내부 승진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5월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국군기무사령부)의 울타리(철조망)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됐지만 4개월이 넘도록 누구 소행인지 못 밝혔다.
대테러안전실 전문요원의 추가 정밀조사 결과 △외부에서 훼손 지점까지 접근 흔적이 없었다는 점 △철조망 절단 부위 모양 등 외부 침투 흔적이 없어 내부자 소행이 큰 것으로 결론 내렸다.
전제용 신임 사령관은 지난 4월부터 참모장으로서 사령관 직무대리를 맡아왔다. 결과적으로 내부 단속 실패로 안보에 구멍이 뚫려 과(過)가 확연한 책임 당사자가 승진 대상자가 된 셈이다.
임기제 진급 참모장을 사령관에 임명한 것을 두고도 '정년 늘려주기 꼼수'라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전제용 신임 사령관은 임기제로 참모장에 승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기제의 의미는 임명된 기간만큼 일한 뒤 퇴임하는 '정년' 개념이 강하다. 이번처럼 임기제 진급 참모장을 사령관으로 다시 임명해 정년을 늘려준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보지원사 참모장(소장) 역시 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1처장인 박재갑(학군 35기) 해군 준장을 내정되면서 육사 출신 배제 기조가 여전하다는 점에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육군 출신 한 예비역 중장은 "장관의 권한인 인사권에 대해 여러 말하기 싫다"면서도 "노골적인 공군 출신 요직 중용이나 내부관리에 실패한 자를 사령관으로 앉히는 것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가듯이 정경두 장관도 전제용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전제용 신임 사령관 선발 이유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초대 참모장으로서, 구(舊) 기무사 개혁에 대한 경험과 강한 업무 추진력을 구비해 군사안보지원사의 개혁에 대한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조직을 안정감 있게 관리할 수 있는 뛰어난 역량과 리더십을 구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