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야당인 기독민주당(PDC)의 대통령 선거 후보인 정치현 목사는 현지 통신사인 ANF와 가진 최근 인터뷰에서 대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제 상황을 개선하려면 미국, 아시아 등 외국과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약 밀매 차단, 코카나무 재배 면적 축소 등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1980년 볼리비아 정권이 마약과 관련 있다는 이유로 국교를 단절했다.
정 후보가 BBC 등 외신들과 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한국형 경제모델'을 바탕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볼리비아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한국의 근면정신이 결합하면 단기간에 선진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정 후보는 선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12살 때인 1982년 처음 볼리비아로 건너갔다. 이후 1999년 볼리비아에 귀화한 뒤 외과의사와 목사로 활동했다. 현재 보건소 2곳과 종합병원 한 곳을 운영 중이다. 해외 대선에 한국계 후보가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볼리비아 대법원선거관리위원회(TSE)가 16일 정 목사의 후보 등록을 공식 확인한 만큼 한 달 남은 대선에 대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원주민 출신인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후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 정부가 13년 장기집권으로 볼리비아를 북한 같은 공산주의 체제로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대통령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ANF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모랄레스 현 대통령은 지지율 43.2%로 2위인 시민사회당(CC)의 카를로스 메사 후보(21.3%)를 큰 차이로 앞섰다. 정 목사의 지지율은 0.8% 수준이다.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는 오는 10월 20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의원과 상원의원 등을 선출하는 총선거다. TSE에 따르면 대의원 130명, 상원의원 36명 등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 등록된 입후보자만 2688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