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1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위컴퍼니의 상장이 적어도 다음달까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당초 이번 주에 투자설명회(로드쇼)를 시작한 뒤 다음주 안에 상장한다는 계획이었다.
외신은 적어도 10월 중순까지는 투자설명회를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소프트뱅크 등 위컴퍼니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상장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위컴퍼니는 올해 우버, 리프트 등과 함께 뉴욕증시에 진출할 대표 유니콘(기업가치 평가액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위워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에만 16억1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매출액인 18억2000만 달러에 육박한다.
지난주 상장한 치아교정 장치 제조 스타트업 스마일디렉트클럽은 거래 첫날부터 주가가 28% 곤두박질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불안을 더 자극했다.
위컴퍼니는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기업가치를 150억~200억 달러까지 대폭 낮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평가된 가치 470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위컴퍼니는 애덤 뉴먼 최고경영자(CEO)의 과도한 지배권에 대한 비판이 일자 지배구조도 손질했다. 내년 말까지 선임 사외이사를 뽑고 뉴먼을 비롯한 공동 창업자의 복수 의결권을 주당 20표에서 10표로 축소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위컴퍼니는 여전히 투자자 설득을 자신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WSJ는 지적했다.
물론 올해 뉴욕증시에 상장한 뒤 승승장구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미 흑자를 내고 있거나 내년 안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일례로 지난 5월 공모가 25달러에 상장한 식물성 고기 제조사 비욘드미트는 4개월 만에 주가가 6배 넘게 올랐다. 16일 종가가 158.97달러다. 화상 컨퍼런스 솔루션 업체 줌은 4월에 공모가 36달러에 뉴욕증시에 입성했는데, 16일에 80.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분별이 건강한 시장 상황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더그 페타 BCA리서치 수석 전략가는 "기업의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건강한 신호"라면서 "투자자들이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당시처럼 '묻지마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