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서도 한일 격돌...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공방

2019-09-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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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배출 오염수에 방사성 물질 거의 없어"

"일부 국가가 일본 재건 노력 찬물"...韓겨냥 의도

한국 정부 "국제 해양 영향 우려...공동역할 필요"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또 한번 부딪쳤다. 이번엔 원자력발전소 운영과 관련해서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를 공론화한 데 대해 일본 정부는 큰 문제가 없다며 응수했다.

다케모토 나오카즈 일본 과학기술상은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연례 총회에서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나오는 처리수는 삼중수소(트리튬) 이외의 방사성 물질이 거의 제거돼 있다"며 "처리수를 바다에 방출하면 세계 해양 환경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또 "몇몇 국가·지역이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규제하고 있어 후쿠시마 사태를 딛고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일본의 재건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일본이 제공한 IAEA 보고서를 토대로 하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논의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년 개최 예정인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한 선수들과 방문객이 안전하게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다케모토 과학기술상이 연설에서 '한국'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황상 한국의 주장에 정면 반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이 오염수 처리 방식의 안정성을 두고 입장 조율을 해야한다고 거듭 촉구해왔기 때문이다.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처리 문제는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전 오염수 처리가 해양 방류로 결정될 경우, 전 지구적인 해양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국제 이슈인 만큼 IAEA와 회원국들의 공동 역할이 필요하다"며 "IAEA가 후쿠시마 사고 처리에 있어 일본과 함께 적극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도 동일한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가 안전하다고 확신할 만한 원전 오염수 처리 기준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남겼다. 

한국은 앞서 지난 5일에도 IAEA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류 가능성과 이에 따른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일본의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해 국제기구와 이해 당사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IAEA는 특정 국가를 직접 규제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171개국의 회원국이 참여하는 만큼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공론화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확산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문 차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과 안전, 환경 보호를 위한 일본 측의 실질적이고 투명한 조치와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는 오염수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7월 말 기준 오염수 양은 115만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일본은 이 오염수를 처리하지 못해 대형 물탱크에 넣은 채 원전 부지에 보관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정화했다며 '처리수'로 부르고 있지만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이 여전히 남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63차 국제원자력기국(IAEA) 연례총회에서 다케모토 나오카즈 일본 과학기술상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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