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세계랭킹 2위·스페인)이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700만 달러) 결승 코트에서 무려 4시간 50분에 달하는 피 말리는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나달은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를 접전 끝에 3-2(7-5 6-3 5-7 4-6 6-4)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385만 달러(약 46억원).
메드베데프는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했으나 나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우승까지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는 최근 4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3회의 성적을 내며 9일자 세계랭킹에서 4위까지 올라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나달, 페더러와 함께 ‘빅4’로 신분 상승했다.
이날 1세트 게임스코어 6-5로 앞선 나달은 메드베데프의 서브게임을 따내 주도권을 잡았다. 2세트를 6-3으로 끝낸 나달은 세트스코어 3-0으로 가볍게 우승까지 달릴 기세였다. 하지만 나달은 3세트를 5-7로 내주며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메드베데프는 4세트를 6-4로 가져가며 세트스코어 2-2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에서 나달의 노련함이 빛났다. 나달은 왼쪽 다리에 통증이 생긴 메드베데프를 상대로 코트를 넓게 쓰는 다양한 샷으로 괴롭혔다. 나달은 게임스코어 2-2에서 상대 서브게임을 연달아 브레이크에 성공해 5-2로 달아나 승기를 굳혔다. 메드베데프는 4-5까지 추격에 나섰으나 결국 나달의 마지막 집중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