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사랑의 끝’이 오는 7일부터 27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된다.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파스칼 랑베르의 연극 ‘사랑의 끝’은 사랑이 끝난 순간, 서로에게 이별을 이야기하는 남녀의 순간을 담은 연극이다. 2011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한국어 버전으로 처음 공연된다.
2012년 프랑스평론가협회로부터 최우수 프랑스어 신작 연극상, 프랑스국립극장으로부터 최우수극본상, 2013년 프랑스 연극상 여우주연상과 작가상을 수상한 ‘사랑의 끝’은 약 30개 언어로 변안 돼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다.
2016년 ‘빛의 제국’ 때 함께 했던 연출 아르튀르 노지시엘과 문소리, 지현준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6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문소리는 “좋은 배우, 연출가와 또 다시 작업할 수 있어 감사하다. 좋은 인연이 이어지는 것도 감사한데, 동시에 굉장히 도전이 되는 파스칼의 작품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20세 때 심정으로 돌아간 것 같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돌아봤을 때 내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사랑의 끝’은 두 배우가 무대 위를 꽉 채우는 작품이다. 두 배우가 대사를 주고 받지 않는 파격적인 구성이 눈에 띈다. 전반부는 남자 후반부는 여자의 긴 독백이 이어진다.
문소리는 “대사할 때보다 듣고 있는 것이 더 힘들다. 지옥 같다. ‘잘 들어야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박히는 말들을 1시간동안 견뎌낸다. 그 과정에서도 여러 감정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부분 시연이었지만 ‘사랑의 끝’은 놀랍게도 연기하는 것 같지 않았다. 일상 속 실제 부부가 싸우는 것 같았다. 극에 점점 몰입하게 했다.
배우이자 연출가인 노지시엘은 “연극에서 감정을 가지고 대사를 하는 것은 관습이다. 말을 내뱉은 후에 감정이 생기는 것이다. 말을 이용해 극을 잘 이끌고 나간다면 우리 안에서 어떤 감정이 생겨날 것이다. 최대한 진실에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자 파스칼 랑베르의 대본은 사실적이고 감각적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사랑의 끝에 서있는 두 배우들은 헤어짐의 잔인함과 파괴적인 고통 등을 감각적인 대사들로 표현했다. 큰 몸짓과 함께 쏟아 붓는 대사들은 감정을 정말 솔직하게 담아냈다. 문소리와 지현준은 노지시엘과 함께 10일 동안 프랑스어로 된 대본을 한국어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최대한 대본에 가까운 한국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 덕분에 배우들은 각각 50쪽이 넘는 대본을 4일 만에 모두 외웠다.
지현준은 “"대사 중에 ‘우리는 맨몸으로 싸우는 거야’, ‘맨몸으로 전쟁하는 거야’가 있다. 맨몸으로 승부하는 것이 더 좋다. 오랜만에 연극 냄새가 나는 작품을 하는 것 같아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