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라운호퍼 생산공학연구소의 바스티안 포코니 수석연구원은 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GGGF’에서 '증강 지능: 미래 제조업을 위한 인간 중심 AI'라는 주제의 연설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등 산업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글로벌 기업이 활약하고 있는 데다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소통이 가능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걸 근거로 들었다.
프라운호퍼 생산공학연구소는 74개 연구 시설을 보유한 유럽 최대 응용 연구개발 조직이다. 이 연구소에서 인간 중심 디지털화와 AI를 연구하고 있는 포코니 연구원은 이번 연설에서 AI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약AI는 △텍스트나 이미지 인식 △자동번역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반면 강AI의 예로는 △논리적사고 △불확실한 상태에서의 의사결정능력 △기술 결합을 통한 전체 목표 달성 등이 있다.
예를 들어 뒤섞여 있는 치와와 사진과 머핀 사진을 보고 단순히 개와 머핀을 구별, 인식하는 데 그친다면 약 AI로 볼 수 있다. 이 사진들을 보고 새로운 맥락으로 분류하고 또 다른 사고 단계로 발전시킨다면 강AI다. 어디에서든 쉽게 적응하는 인간의 지능과는 달리 훈련된 범위 안에서만 작동하는 약AI의 한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AI 프로그램에 개발자의 편견이 담길 경우 그 편견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약AI의 큰 문제다. 약AI의 리스크를 흡수해 강AI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포코니는 강AI 시대를 앞두고 미래 제조업에서 필요한 것은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라고 봤다. 증강지능이란 소프트웨어나 웹 등을 이용해 인간의 정보처리 영역을 뇌 밖으로 확장하는 것을 말한다. AI가 단순히 인간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인간의 문제 해결을 최적의 상태로 지원하는 개념이다.
포코니 연구원은 "제조업에서는 품질관리, 로봇공학, 지능형 자동화, 예측분석 등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며 "'슈퍼휴먼'을 표방하는 인간 중심적인 AI 활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기업은 (인간 중심 AI 역할의) 변화를 위한 문화·조직을 확립해 나가야 합니다. AI를 산업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가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중립적이고 신뢰할 만한 논의를 원한다면 사용사례(use case)를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성숙한 패턴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