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파크가 그 이름에 걸맞게 녹색도시로 거듭난 것은 에코파크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르엉쑤언하의 철학 때문이다. 그는 기초공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나무부터 서둘러 심었다고 한다. '항상 자연과 함께한다'는 게 창업자의 원칙이라고 한다. 호수를 포함한 에코파크의 녹지비율은 20%가 넘는다. 하노이 주변 지역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역에 걸쳐서도 대규모 개발구역 가운데 가장 높은 녹지율을 자랑한다.
여의도 2배 크기인 150만평, 약 4.96㎢에 걸쳐 500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곳곳에 심어져 있다. 베트남 대부분 도로 주변이 사실상 벌거숭이 황무지인 점에 비춰보면 베트남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에코파크 측은 나무심기 프로젝트가 현재도 진행형이라며, 각 구역이 완공되는 시점에 따라 계속 녹지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노이의 분당' 베트남 주거타운의 표본 모델
에코파크 측은 모든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최대 20만명이 거주·생활하는 매머드급 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에코파크는 크게 구역(Zone) 1부터 12까지 구분돼있다. 1구역은 에코파크 본사 및 지원시설로 사용 중이고, 2구역부터는 거주지역과 각종 업무지구·상업지구 등이 들어서고 있다.
최근 에코파크가 심혈을 기울여 공들이고 있는 지역은 바로 중심상업지구(CBD)인 6구역이다. CBD 지역은 약 70헥타르(70만㎡) 규모로, 날개모양으로 펼쳐진 수변지역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에코파크 배후단지의 수요를 모두 흡수하는 중심사업 지구에는 백화점·랜드마크 빌딩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에코파크 관계자는 "CBD에는 한국기업의 투자도 논의되고 있다"며 "하노이 경남랜드 마크72 같은 또 다른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심지역의 바로 앞에는 18홀의 골프장이 개장된다. 현재는 9홀 규모의 골프장이 들어서 있다. 에코파크는 모든 거주민들이 골프와 조깅 등을 중앙공원을 통해서 손쉽게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남서쪽으로는 소위 ‘코리안 벨트’로 불리는 럭셔리급 콘도 단지도 구축되고 있다. 한 한국 기업이 에코파크의 남서쪽 구역에 3개동을 지어 외국인 판매분인 30%를 한국에 전량 분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평당 가격은 하노이 동급 아파트의 절반 수준인 400만~500만원 선이다. 현지 대행사에 따르면 분양률은 40% 안팎이다.
◆모빌리티 특화한 '스마트 시티' 구축예정··· 가치평가 36% 상승
에코파크 관계자는 “하노이는 서쪽으로는 산맥이 있어 계속적인 진출이 어렵다”면서 “하노이 지역은 동쪽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동남부에 있는 에코파크는 발전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실제 흥옌성을 포함한 하노이 동부는 현재 미개발지역이 많아 정부·민간 주도로 대형 프로젝트가 많이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에코파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위치한 박닌성도 30분 거리에 있고 LG 하이퐁 공장도 멀지 않은 거리”라며 “한국 기업의 주재원들이 거주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위치”라고 설명했다.
하노이 방문 중에 기자가 묵은 호안끼엠에서 에코파크까지 25분 정도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하노이 도심 출퇴근도 용이해 보였다.
에크파크는 하노이 도심과의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2030년까지 외부와 에코파크를 있는 5개 이상의 교량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 중 2개 다리는 하노이에서 에코파크로 바로 진입한다. 또 하노이에서 이어지는 3개의 지하철 노선과 해당 지방정부인 흥옌성 주도로 추진되는 9개의 주거지역도 이 기간 내에 완공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영국국제대학교(BUV)와 일본 의료전문대학도 입주를 마쳤다. 싱가포르계 의료그룹도 관련 협약을 맺고 곧 국제병원을 준공한다. 에코파크에는 한국인 2000여명을 포함해 수천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면서 교육, 의료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
에코시티의 또 다른 강점은 스마트시티 조성이다. 에코파크는 베트남 정부가 공식 지정한 최초의 스마트시티 시범지구다. 이를 위해 베트남 정부와 에코파크는 사람, 정부, 환경, 경제, 모빌리티(교통), 삶 등 6대 스마트시티 중점 과제를 선정했다.
특히 에코파크는 모빌리티 분야에 힘쓰고 있다. 스마트 기술을 이용해 에코파크 시티 내에서 자유로운 이동을 돕는다는 것이다. 차량 정체 시 막히는 길을 피할 수 있는 에코파크 내 내비게이션과 차량공유시스템을 도입해 교통 편의를 지원할 참이다.
에코파크 관계자는 “현재도 운행 중인 에코버스를 통해 월 18만명의 거주민을 하노이로 통근시킬 수 있는 교통 인프라를 구축했다”면서 “전사적 자원을 도입해 다들 도시와는 차별화되는 스마트시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부 강자 에코파크 “한국기업과 손잡고 전사적 역량 투입”
베트남 민간 부동산개발회사인 에코파크는 사파리조트, 에코파크 개발단지 등을 연이어 성공시킨 베트남 북부 지역의 강자다. 베트남 부동산개발사업계를 주도하는 빈홈스, 빈시티보다는 덜 알려지긴 했지만 미드엔드(중저가 주택) 분야에서 착실히 명성을 쌓아왔다.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시공사가 아닌 시행사가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사회주의 국가의 토지사용 특성상 시행사가 전적으로 땅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고 개발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에코파크는 2003년 설립한 비하지코(Vihajico)를 전신으로 하는데, 이때 창업자는 르엉쑤언하 회장 외에 다우응억타잉과 따응티응억빅이라는 2명의 공동 창업자가 더 있었다. 르엉쑤언하 회장은 벤처사업 경험이 많은 경영의 대가인 데 비해 현재 에코파크 부회장으로 있는 다우응억타잉은 가구 및 인테리어 분야 전문가, 따응티응억빅 사장은 30년 넘는 경력을 가진 건설공학자다.
에코파크에는 현재 2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어 있으며 가치평가액은 5년 전에 비해 36% 이상 높아졌다. 회사 측은 2030년까지 총 10조원의 자금이 투입돼 가치평가액이 최대 2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찍이 '제2의 중국', '포스트 차이나'로 꼽힌 베트남 경제는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보통 중산층이 급증하며 경제성장세가 가팔라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그 중심에는 부동산개발 붐이라는 호재가 있다. 에코파크는 하노이 지역의 중산층 급증세와 외국인들의 투자수요가 맞물려 이번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
르엉쑤언하 에코파크 회장은 본지와 가진 회견에서 "에코파크는 이제 현재와 미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상호 협력해 장점과 노하우를 십분 발휘한다면 에코파크의 성공적인 개발은 물론 스마트시티, 사회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