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농협금융 총자산은 417조원으로, 국내 7개 금융지주사 중 3위 규모다. 농협금융의 최대 강점은 디지털이다.
농협금융은 2015년 12월 금융사 최초 오픈API(데이터 플랫폼을 외부에 공개해 질 높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프로그램)를 제공했다.
실적도 우수하다. 올해 상반기 9971억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20.2% 증가한 규모다. 최근 자회사인 NH농협은행 외에 NH투자증권의 자산 비중도 늘어, 은행과 보험에 편중됐던 사업영역을 다각화했다.
단, 경쟁사에 비해 수익성은 다소 떨어진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의 경우 농협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0.3%를 기록했다. 금융지주사 평균인 0.6%의 절반 수준이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전체 평균 8.4%에 못 미치는 6.4%다.
자산건전성도 떨어진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농협지주는 지난해 말 기준 0.9%로, 전체 평균 0.7%를 웃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농협금융의 전반적인 자산건전성은 경쟁 금융지주사들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라며 "증권부문 확대로 인해 보험과 증권부문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이 농협지주의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핵심 자회사들의 사업기반이 안정화 되면서 농협금융은 배당 여력과 자금조달 가능성을 동시에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농협금융은 향후 농업정책 집행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유동성 위험은 매우 낮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농협금융의 외부적 기회요소로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붐 등 새로운 환경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디지털금융을 표방하는 농협금융의 정체성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농촌과 농업인을 지원하는 농협금융에 대한 관심도 크다.
그만큼 정부의 지원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신명규 농협금융 기획조정부 과장은 "농업 경쟁력 강화와 이를 지원하는 농협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농협금융이 몇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할 긍정적 외부적 기회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금리와 저성장의 국내 경제는 농협금융에도 위협요소다. 핀테크업의 영역 확장도 기회이자 위협이 될 수 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핀테크업계는 기존 금융사들과 새로운 경쟁구도를 그릴 수 있어 외부적 위협요소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