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2일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한 뒤 미국의 입장을 묻는 서면 질의에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한 관여를 계속하고 두 동맹간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국무부는 이어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각자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간 신뢰를 악화시키는 추가 조치를 경계하면서 확전을 자제하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미국으로선 북한·중국·러시아에 맞서 동아시아 한미일 공조가 무너질 경우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으며, 수출규제 장기화 시 미국 기업들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다만 미국은 한·일 간 '창의적 해법'을 통한 조기 해결을 촉구하면서도 아직까지 적극적 중재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2일 "미국이 한·일 사이에 끼어들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미국이 한·일 간 대화를 판을 깔아줄 수 있겠지만 과거사 문제로 복잡하게 꼬인 한·일 갈등은 어디까지나 양국 당사자가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또 일본의 잇따른 경제보복에 따른 맞대응으로 우리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의 연장 거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유지 입장을 밝혔다.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2일 한국이 지소미아를 파기할 가능성과 그 여파에 대한 질문에 "한·일은 우리가 동북아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에게 의존하는 만큼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그 중 하나라도 잃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며 서로를 방어할 우리의 능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