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 대일 수입액은 546억달러로 총수입 5352억달러 중 10.2%에 달한다고 밝혔다.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도 연평균 220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대상국 261개국 가운데 일본이 최대 무역적자국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한·일 무역특화지수(TSI)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주력산업에서 일본에 뒤쳐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산업이 일본에 대해 절대 열위에 놓여있다.
대일 반도체산업 수출액은 지난 2000년 31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2억4000만달러로 쪼그라든 사이 대일 수입액은 같은 기간 42억9000만달러에서 45억2000만달러로 증가했다. 반도체 가운데 메모리반도체산업만이 일본에 대해 절대 우위를 유지했다.
자동차산업도 상당기간 일본에 비해 절대 열위인 상황이다. 대일 자동차산업 수출액이 지난 2000년 1000만달러에서 지난해 3000만달러로 늘어나는 동안 수입액은 4000만달러에서 12억3000만달러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20년 동안 수출액이 3배 늘어난 반면 수입액은 30배가량 늘어나며 자동차산업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서 유엔 국제무역통계 HS코드 6단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일본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48개였다. 전체 수입품목(4227가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지만 이들 품목의 수입액은 27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방직용 섬유(99.6%)를 비롯해 화학공업·연관공업 생산품(98.4%), 차량·항공기·선박 관련품(97.7%) 등 품목이 대일 의존도가 높았다.
일본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253개로 이들 품목의 수입액은 158억5000만달러였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주력산업이 일본에 대한 경쟁력 열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은 일본의 수출규제 형국에서 국내 산업계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재·부품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국산화율을 높이고 비교우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양국의 정치·외교적 관계를 고려할 때 민간기업은 정부에 의존하기보다는 경제단체 등을 통해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