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오늘 주(駐)러시아 무관부를 통해 어제(23일) 자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내용의 공식 전문을 접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러시아 차석 무관의 말을 전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이날 브리핑과는 180도 다른 것이다.
이날 윤 수석의 브리핑 발언이 전해지자, 앞서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러시아 차석무관 발언은) 허언이다. 러시아 정부의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올해 들어 중국 군용기는 이날까지 25차례, 러시아 군용기는 13차례에 걸쳐 KADIZ를 침입해 동해에서 제주 남방으로 비행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 KADIZ 인접 해상을 본인들의 작전구역처럼 넘나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태평양 해상 진출까지도 노리고 있다. 향후 한반도 주변이 강대국의 각축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가 폭격기를 동원해 동해에서 합동 비행하는 사례가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공식 입장을 통해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해 한국군이 경고 사격을 가한 것과 관련해 "동맹국들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의 동맹국 방어에 대한 의지는 철갑처럼 확고하다. 미 국방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러시아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 일본이 ‘자국 영공 침범’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일본은 자기 지역(일본방공식별구역)에 대한 부분만 갖고 입장을 내면 될 것 같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군용기가 경고 사격을 한 것에 대해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다'고 한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