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미일 군사동맹에서 시작해 인도·태평양 전략에으로 지역적 범위를 확장하자,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해 미국에 공동 대응하고,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을 교란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황을 틈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 남중국해와 동북아로 작전 범위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를 반증하듯이 중국은 남중국해 군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신시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등 양국 간 밀월 관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가 23일 오전 7시 전후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연합, KADIZ을 무단 침입해 3시간 가량 종횡무진 비행한 것이다.
중국 국방부는 자국 군용기가 러시아 군용기와 함께 KADIZ을 무단 진입한 것에 대해 "동북아 지역에서 진행한 첫 전략 연합 순항"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자국 군용기의 독도 인근 영공 침해와 관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첫 중국 공군과 장거리 연합 초계비행 훈련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러시아 차석 무관의 말을 전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24일 브리핑과는 180도 다른 입장이다.
올해 들어 중국 군용기는 이날까지 25차례, 러시아 군용기는 13차례에 걸쳐 KADIZ를 침입해 동해에서 제주 남방으로 비행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 KADIZ 인접 해상을 본인들의 작전구역처럼 넘나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태평양 해상 진출까지도 노리고 있다. 향후 한반도 주변이 강대국의 각축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가 폭격기를 동원해 동해에서 합동 비행하는 사례가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일본이 23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을 두고, 자신들의 영공 침범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국 군용기가 경고 사격을 한 것에 대해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다'고 한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