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ㆍ윤덕민 "한일 무역갈등, 强대强 대결보다 외교적 접근 필요"

2019-07-23 17:40
  • 글자크기 설정

윤증현 "정부가 나서 한중일 분업 경제체제 복구시켜야"

윤덕민 "민간 불매운동-정부 상황해결 구분지어 접근해야"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사진 왼쪽)이 23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일관계를 통해 본 우리경제 현황과 해법'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대담자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가운데)과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 원장이 참석했다. [사진=이범종 기자]

[데일리동방] 경제・외교 원로들이 한・중・일 분업체계를 되살리기 위한 외교적 결단을 정부에 촉구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일관계를 통해 본 우리경제 현황과 해법’ 대담에서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격차가 큰 일본에 감정적 대응이 아닌 외교적 접근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소재부품은 기초과학이 발전하고 원천기술이 뒤따라야 한다”며 “일본이 노벨 물리・화학상 수상자 21명을 내놓은 반면 한국은 평화상 1명에 그칠 정도로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기초기술 간극 현실 인정해야

이어 “일본은 소재부품, 한국은 중간재를 만들면 중국이 조립하는 ‘동북아 3국 분업체계’가 한국 산업화가 성공한 배경이므로 정부가 나서서 글로벌 경제체제를 복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는 실물경제가 탄탄했던 반면 이제는 실물경제도 어려워 분업구조 복구를 서둘러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이 사드 문제로 중국에 휘둘리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FTA로 흔들린 만큼 국제사회에서 힘이 곧 정의인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무역 보복의 단초인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국가 간 조약(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거스르는 판결이 나올 경우 향후 조약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윤 전 장관은 “국내에선 일반 법 감정을 벗어나선 안되지만 대외관계 측면에선 국제법과 규범을 벗어나면 안 된다”며 “정부는 광의의 의미로 입법부와 사법부를 포괄하는데 앞으로 어느 나라가 우리와 협상과 조약을 하려 들겠느냐”고 말했다.

함께 대담에 나선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도 정부가 한일기본조약과 대법원 판결의 간극을 메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에 나선 ‘의병’과 냉철히 상황을 해결해야 할 ‘관군’의 역할을 구분지어 접근하자는 주장이다. 윤 전 원장은 한일기본조약 이후 개인 배상 판결이 지속되면 양국 관계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독도와 ‘위안부’ 관련 망언, 소녀상 갈등은 한국이 도덕적 우위에 서 있지만 개인 배상 부분은 조약 해석 문제여서 차원이 다른 공세가 펼쳐진다는 분석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가장 신임하는 인물끼리 물밑 접촉을 한 다음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 측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한일 정상회담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전 원장은 “대법원 판결은 존중해야 하지만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피해자에게 돈을 낼 가능성은 없다”며 “개인 청구권은 유효하지만 1965년 청구권 자금의 10% 이상을 포항제철 만드는 데 썼으므로 정부와 기업이 재단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구권 자금으로 기반시설과 기업을 키운 한국이 해당 회사들과 배상에 나서면 도의적 책임을 느낀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재단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치밀한 보복 vs 땜질 정책 승산 없어

일본이 4년 전 외교청서에 양국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부분을 없앤 점을 볼 때 이번 무역 보복은 치밀하게 준비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때문에 반도체 의존이 크고 4차산업혁명 대응도 부실한 구조를 전반적으로 바꿔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윤증현 전 장관은 정부가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다가 사건에 대응하는 식으로 정책을 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가 이번 한일 간 문제가 생기니 소재 부품 연구에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타다 사태를 보셨나. 해외에서는 공유차량과 숙방 서비스가 나오는데 우린 한발짝도 못 갔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정책 전환 없이 4차 산업혁명 시대 국부창출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날 대담을 진행한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도 “정부가 실현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규제하다가 무슨 일이 터지면 산업을 육성하라고 한다”며 “일본이 앞으로 1100여개를 규제하면 기업은 밤잠을 못 잔다”고 거들었다. 수출이 줄어 기업이 도산하면 결국 중소・영세 기업이 직격탄을 맞으므로 강대강 확전 양상을 양국이 서로 거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