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 이탈리아지사 최고경영자인 토마스 먀오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자 계획을 밝혔다. 물품 구매에 19억 달러, 운용 및 마케팅에 12억 달러 등 31억 달러 규모다.
토마스 먀오는 "이러한 투자를 통해 직접적으로는 1000명의 고용이 창출될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에도 일자리 2000개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은 이번 투자 발표가 미국의 견제 속에 유럽 내 5G 이동통신 기반 강화를 기대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지난 8일 5G 이동통신망 시장 진출을 조건으로 폴란드에 30억 즈워티(약 9330억원) 투자를 제시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5월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린 뒤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유럽 내 다른 국가보다는 이탈리아에 대한 화웨이 측의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 이탈리아는 지난 3월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 당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주요 7개국(G7) 중에 일대일로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앞서 이탈리아는 지난주에 5G 통신 네트워크의 보급을 포함한 기반 시설 프로젝트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는 법령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60일 이내에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무효화되는 것도 화웨이의 투자 약속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먀오는 "이탈리아 정부의 정책은 개방적이고 투명하다"면서 "미·중 간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5G에 관한 거래 승인을 얻으려면 최대 165일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