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표는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73)의 장남이다. 그는 지난해 3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고 단독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전까지는 윤 회장과 김진면 부회장 공동대표 체제였다. 올해 3월에는 재선임에 성공하며 2세 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했다.
윤 대표는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본사를 인수한 2007년 자회사인 휠라 USA에 입사했다. 이후 제조부터 유통까지 운영 정책 전반을 재정비했고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2015년에는 휠라USA의 매출을 인수 당시보다 10배나 끌어올렸다.
특히, 2000년대 초 경영난조로 파산 직전까지 간 휠라 브랜드는 2015년 윤 대표가 휠라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참여하면서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탔다. 윤 대표가 브랜드 개편에 나서면서 2016년 매출 9671억원, 영엽이익 118억원이었던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2조9546억원, 3571억원으로 2년 새 각각 3배, 30배 이상 뛰었다.
상승가도를 달리며 지난해 휠라코리아 단일 매출 역시 1조원을 넘겼다. 국내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다. 국내 패션 시장에서 매출액 ‘1조 클럽’에 가입한 브랜드는 일본 제조·직매형(SPA) 패션브랜드인 유니클로밖에 없다.
휠라코리아가 2016년~2017년 선보인 ‘코트디럭스’, ‘디스럽터2’ 등 운동화 모델은 브랜드 개편 당시 펼친 전략의 핵심 성과다. 백화점, 대리점 위주로 짰던 기존 유통경로에서 ‘ABC마트’ 등 편집숍으로 유통채널을 다변화한 것도 윤 대표의 공적 중 하나다. 임대 수수료나 창고관리 부담을 줄이고자 윤 대표가 지시한 효율 전략의 일환이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삼성테크윈에서도 근무한 바 있는 윤 대표는 ‘효율 경영’을 중시하는 공학도다. 그는 모든 것을 ‘숫자’로 말한다. 특히 어떤 사안에 대해 설명하거나 타인을 설득할 때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와 통계 수치를 앞세운다. 통상 패션업계에서 말하는 “느낌 아니까”라는 ‘감’의 척도는 윤 대표에게 통하지 않는다. 재고부터 날씨까지 모든 것을 수치화해서 정확성을 높이니 실패할 일이 적다.
미국에서 10년간 유학한 윤 대표는 직원들의 업무 역시 효율성을 최우선에 둔다. 최근 휠라코리아는 서울 서초동 사옥을 400억원대에 매각하고 천호동에서 셋방살이를 시작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자처한 셋방살이에서도 윤 대표의 효율 경영을 엿볼 수 있다. 서초동 사옥은 300여명의 직원을 모두 수용하지 못했지만, 새 사옥인 천호동 이스트센트럴타워에서는 구성원을 한 공간에 수용해 업무 효율을 높였다.
사무실 이전을 앞두고는 직원들에게 평균 월급 390%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했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월급의 4배 가까운 금액을 지급한 것이다. 휠라코리아는 실적을 올린 만큼 전 사원이 나눠 갖자는 방침에 따라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수혈을 통해 자신의 사람을 데려오기보다 내부 인재를 활용해 적재적소에 인사를 배치하는 안정적인 조직관리 용인술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 올해 3월 휠라코리아는 역대 가장 많은 7명의 임원을 배출했으며, 임원 7명은 근속연수가 평균 20년 6개월이다.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올리는 데 기여가 컸던 인물들로 배치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윤 대표의 안정적인 효율 경영 덕분에 지속 성장할 수 있다며 그를 신뢰하고 따르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최근 경영 성과를 두고 윤 회장님도 매우 흡족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