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 류현진, ‘별들의 무대’서도 빛났다…사이영상 후보 입증

2019-07-1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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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빅리그 올스타전 선발 등판

예고된 1이닝 던지고 무실점 ‘송곳 제구’

위기 뒤 트라웃 등 세 타자 ‘땅볼 마법’

AL 올스타 4-3 승리…7년 연속 우승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에이스로 선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한국 야구사를 새로 썼다.

생애 처음 올스타 무대에 입성한 류현진에게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레드카펫을 밟은 류현진은 아내 배지현씨와 함께 등장했다. 푸른색 정장을 차려입은 류현진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별들의 축제’를 마음껏 즐겼다.
 

[생애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한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역투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류현진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발 투수로 1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찬호(2001년), 김병현(2002년), 추신수(2018년)에 이어 네 번째로 올스타전 초대장을 받은 류현진은 역대 메이저리그 한국인 투수 최초로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이름을 새겼다. 아시아 투수로는 1995년 노모 히데오(당시 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다.

류현진은 전반기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1.73)에 올랐고,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10승 2패)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보여준 그 모습 그대로 올스타전을 빛냈다. 송곳 같은 제구로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며 무실점 마술을 펼쳤다. 올 시즌 류현진이 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손꼽히는지 증명한 무대였다.

그동안 올스타 무대를 밟은 한국인 투수 가운데 무실점으로 무대를 누빈 투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두 번째 투수였던 박찬호는 홈런 한 방을 얻어맞아 1이닝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7번째 투수로 나섰던 김병현은 ⅓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달랐다. 비록 팀은 역전에 실패했으나 류현진은 예고된 1이닝을 완벽히 책임졌다.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첫 타자 조지 스프링어(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2구째 중전 안타를 맞았다. 빗맞은 땅볼 타구가 큰 바운드로 2루를 통과해 내준 행운의 안타였다. 톱타자를 내보낸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이 고개를 들었다.

2번 타자 DJ 르메이유(뉴욕 양키스)를 체인지업으로 투수 앞 땅볼 처리한 류현진은 1사 2루에서 4억 달러 몸값의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계속된 2사 3루 위기에서도 류현진은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유격수 땅볼로 가볍게 유도, 후속 타자들을 모두 땅볼로 요리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류현진은 올해 정규리그 득점권 피안타율 0.110의 마법을 올스타전에서도 유감없이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재입증했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공은 12개에 불과했고, 스트라이크는 7개를 꽂았다.

생애 첫 올스타전을 마친 류현진은 “세 타자로 끝내고 싶었는데, 그래도 기분 좋게 내려왔다. 재밌게 잘 던졌다”고 소감을 전한 뒤 “준비할 시간이 없다고 들었는데, 굉장히 널널하더라”라고 여유 있게 웃음을 지었다. 이어 “예상했던 것과 달리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이 정말 진지하게 임하더라. (올스타전을) 처음 해봤는데, 자주 해봤으면 좋겠다”고 욕심도 드러냈다.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고 후반기에 돌입할 류현진은 “전반기처럼 할 수 있게끔 준비 잘하겠다”며 “전반기가 워낙 좋았는데, 후반기에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는 4-3으로 이겨 2013년부터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꺾었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로스터 32명은 승리 상금 80만 달러(약 9억4500만원)를 보너스로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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