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지난달 자체 개발 암호화폐인 리브라 발행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암호화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암호화폐들이 사실상 화폐 지위를 갖지 못한 반면, 리브라는 가치 변동성이 낮아 지급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리브라는 평소엔 디지털 지갑에 보관하다가 제휴 업체에서 실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왓츠앱' 등을 이용하면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개인 간 송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리브라는 '준비금'을 통해 가치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격변동성이 제한된다. 주요국 통화로 표시된 은행 예금이나 정부가 발행한 단기유가증권 등 변동성 낮은 자산들로 구성된 준비금을 마련해 1리브라를 달러에 고정한다.
페이스북이 확보한 범용성 역시 리브라의 강력한 무기다. 페이스북은 24억명이 이용하는 플랫폼 사업자인데다,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이용자도 각각 15억명, 10억명에 달한다.
하지만 가치 보장 방식이 불분명한 점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1리브라를 1달러에 고정하는 방식을 통해 가치변동성을 제한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취급업소를 통한 거래가 가능해 투기 등으로 그 가치가 조정될 수 있다. 1달러에 가치를 고정했다는 가상화폐 테더 역시 지난해 7월 취급업소 가격이 1달러32센트까지 오른 바 있다.
금융위기나 외환위기 발생 시 법정화폐에서 리브라로 자금이 쏠리는 일종의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법정화폐와 리브라의 자유로운 환전, 신속한 해외 송금은 국제 자본이동과 관련된 정책적 대응능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P2P 방식에 의해 거래당사자간 이전이 가능해 기존의 감시, 감독체계로는 관리 및 통제 곤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